(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양우석 감독과 영화 '1987'을 제작한 우정필름이 손잡고 '강철비2'(가제)를 만든다.
3일 영화계에 따르면 양 감독은 최근 '강철비2'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캐스팅에 들어갔다.
캐스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올여름 촬영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변호인'을 연출한 양 감독은 2017년 12월 북한의 핵 위협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남북관계와 핵전쟁 시나리오를 정면으로 다룬 '강철비'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북한에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닥치는 상황을 가정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대담한 설정과 밀도 있는 이야기로 445만명을 불러모았다.
'강철비'가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그렸다면 '강철비2'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둘러싸고 주변 강대국들의 첨예한 입장차 등을 담는다.
양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반도가 평화 모드로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처럼 꽃길만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통일 무드로 들어가면 사방이 각자 입장차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지금까지 분단영화는 남북관계를 주로 다뤘지만, 사실 본질은 남북 이외에 있다"면서 "남북이 가장 중요한 당사자이지만, 주체적 당사자였던 적은 없다. 분단의 시작과 종언도 외부적 요인이 상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1편이 변화구였다면 2편은 직구"라며 "2편은 '분단물의 최종 진화형'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분단 현실을 다룬 영화는 한국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2017년에는 '공조'(김성훈 감독), '브아아이피'(박훈정), '그물'(김기덕) 등이, 작년에는 '공작'(윤종빈), 'PMC'(김병우), '스윙키즈'(강형철) 등이 남북관계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그러나 최근 북미·남북관계가 시시각각 변하면서 분단영화 기획·제작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이병헌·하정우 주연 '백두산'(김용화) 정도가 라인업에 잡혀있다. 분단영화라기보다는 화산폭발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북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재난영화다.
영화계 관계자는 "통상 영화는 3~4년 정도 기획·제작 기간을 거친다"면서 "남북관계가 냉·온탕을 반복하다 보니 어떤 기조를 잡고 영화를 만들거나 기획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이 더 영화같이 펼쳐지다 보니 영화가 이를 뛰어넘기가 어렵다"면서 "주관객인 20~30대가 북한 소재 영화에 관심이 없는 점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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