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광안대교 충돌 이후에 술 마셨다", "모르겠다" 진술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러시아 화물선 부산 광안대교 충돌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해양경찰서는 2일 오전 업무상과실(선박파괴), 업무상과실치상, 해사안전법 위반(음주 운항) 혐의로 러시아인 선장 S(43) 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고를 낸 씨그랜드호(5천998t) 선장 S씨는 지난달 2월 28일 오후 3시 40분께 혈중알코올농도 0.086% 상태로 부산 남구 용호항 화물부두에서 출항한 직후 인근 계류장에 정박 중이던 요트 등 선박 3척을 들이받은 뒤 광안대교 교각과 충돌했다.
이날 사고로 요트에 승선 중이던 항해사를 포함한 3명이 갈비뼈 골절 등 상처를 입었다.
또 요트 2척과 바지선, 그리고 광안대교 10∼11번 사이 교각 하판이 파손됐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타사가 조타기를 잡았으나, 조타실을 총괄하고 선박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이 술을 마신 사실만으로도 음주 운항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사고 전 이미 음주 상태였던 S씨가 판단이 흐려져 항로변경과 후진을 제때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사고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S씨는 사고 이후에 술을 마셨고, 정상 항로인 먼 바다 쪽과 정반대인 광안대교 쪽으로 배가 이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이후 확보한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CCTV를 계속 분석하는 한편 페인트 충돌흔을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저녁부터 49호 광장에서 광안대교로 이어지는 진입 램프는 전면 통제되고 있으나 3일 오후에 1개 차로 개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달 3일까지 광안대교 파손 부위를 중심으로 구조검토를 하고, 4일 이후 한 달간 정밀 안전진단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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