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던 이라크 북부 소수종족 야지디족 어린이 18명이 2일(현지시간) 가족과 재상봉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어린이들은 2014년 8월께 IS에 끌려가 시리아의 IS 점령지에서 억류됐다가 시리아 쿠르드 무장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이라크로 돌아오게 됐다.
SDF는 최근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 주(州)의 IS 최후 근거지인 바구즈를 공격하기 전 이곳에 거주하는 민간인을 먼저 빼냈다.
IS의 손아귀에서 4년 반 만에 풀려난 야지디족 어린이 지한 카디르는 현지 언론에 "SDF가 우리를 차로 바구즈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까지 데려다줬고 거기서 다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약 4년 반 만에 집으로 돌아온 어린이들과 가족은 서로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 어린이들 대부분의 부모 역시 IS에 납치돼 생사가 불분명하거나 이미 살해된 탓에 친척이 대신 맞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귀환한 어린이는 10∼15세로, 피랍 당시엔 많아야 10세였던 셈이다. 이라크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는 어릴 때 납치된 탓에 이들이 야지디족이 쓰는 쿠르드어를 잊어버리고 아랍어로 말했다고 전했다.
루다우는 IS가 야지디족 어린이를 시리아로 끌고 가 강제로 군사훈련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반면 AP통신은 IS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어린이들은 "그들이 우리를 잘 대해 줬다"면서 과거의 시련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IS는 세력이 가장 왕성했던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 산간의 신자르 지역에 사는 야지디족을 급습, 이들이 믿는 기독교계 신앙을 이단이라면서 집단 학살하고 6천여명을 납치했다. 현재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돌아왔다.
납치된 야지디족 여성은 IS의 성노예로 학대받았고 아이들은 부모와 격리해 군사훈련을 시켰다.
야지디족의 참상은 미국이 IS 격퇴를 위해 국제동맹군을 결성한 직접적인 계기였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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