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갤러리조은 개인전…"아내 나라서 전시 열어 기뻐"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담벼락에 마음 가는 대로 낙서하는 듯한 그라피티와 먹을 갈아 한자씩 써 내려가는 서예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 출신 그라피티 작가 탕크에게 서예는 작업에 영감을 주는 중요한 예술이다.
"동양 서예가 보여주는 흑백의 균형과 여백의 미는 제 작업에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흑백 작업을 할 때도 여백에 더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탕크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 개인전을 통해 선보이는 신작은 글과 그림 경계를 오간다. 각국을 여행하면서 접한 다양한 언어와 캘리그래피는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가는 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제가 그 사회나 언어권에 속하지 않을 때 해당 언어는 소통 도구보다는 문양 혹은 그림 등으로 기억된다"라면서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제작 방식도 독특하다. 캔버스에 색을 여러 차례 칠한 후, "영감이 온몸을 감싸는 순간" 글씨를 쓰는 동시에 긁어내 완성한다. 작가는 이 순간을 오로지 심장 박동에만 집중하는, '거의 무의식 상태'라고 표현했다.
탕크는 2011년 아트페어 피악에서 만난 한국인 사진가 아내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작가는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 기쁘고 자랑스럽다"라면서 "결혼 후 한국 문화·예술을 더 이해하게 됐고 이 또한 작업에 큰 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22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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