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실형 선고 사법부 비난…지지자들 "룰라는 민중의 전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병으로 사망한 손자 장례식에 참석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부패혐의를 부인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남부 쿠리치바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상파울루주(州)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내 공원묘지에서 열린 손자 아르투르(7)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아르투르는 지난 1일 오전 상파울루 시 인근 병원에 입원해 수막염 치료를 받았으나 5시간 만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법원은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시적인 석방을 허용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은 중무장한 연방경찰 요원들의 감시 속에 2시간가량 장례식에 참석하고 나서 재수감됐다.
목격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장례식 내내 많은 눈물을 흘렸으며, 무죄를 밝히고 나서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손자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누가 진짜 도적인지 입증할 것"이라면서 "나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람들은 자신들 손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장면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룰라는 브라질 민중의 전사" "연방경찰은 국가적 수치"라고 외치며 '룰라'를 연호하는 등 그에 대한 애정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말에는 룰라 전 대통령의 형이 사망했으나 연방법원의 일시 석방 결정이 너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쿠리치바 연방경찰 특별 수용실에 수감된 상태다.
이어 지난달 6일에는 쿠리치바 1심 연방법원 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 12년 11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룰라 전 대통령은 여전히 '좌파 아이콘'으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교도소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교도소나 상파울루 지역에 있는 군 교도소가 유력한 장소로 거론되기도 했다.
좌파 노동자당(PT)은 룰라 전 대통령 이감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하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연방대법원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이감하려는 것은 지지세력으로부터 그를 철저하게 격리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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