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메르켈 후계자'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가 '제3의 성'과 관련한 농담을 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고 dpa통신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지난달 28일 밤 독일 슈토카흐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3의 성'을 위한 화장실에 대해 "소변을 앉아서 봐야 하는지, 서서 봐야 하는지 모르는 남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그가 한 카니발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베를린 정부를 남자답지 못한 "라테 마키아토를 마시는 사람들"이라고 풍자하는 도중에 나왔다.
당시 그의 발언은 현장에서는 청중의 웃음을 끌어냈지만, 곧 정치권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민주당의 옌스 브란덴부르크 의원은 트위터에서 "또다시 남과 다른 사람들을 모욕하는 날"이었다며 "소수자를 비난하지 않고서는 재미난 연설을 하기 어려운가"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포털 '퀴어.de'는 크람프-카렌바우어의 발언이 온라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며 녹색당의 스벤 레만 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레만 의원은 "간성과 성전환자를 희생시켜가며 진부한 농담을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 공개서한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기독민주당의 요하네스 슈타이니거 의원은 트위터에 "여러분, 이것은 카니발에서 한 연설"이라며 "이런 분노의 문화는 정말 신경을 거슬린다"라고 적었다.
앞서 크람프-카렌바우어는 지난 2015년 동성 간 결혼을 근친상간에 비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독일은 지난 1월부터 출생 신고 시 제3의 성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지난해 12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기독민주당 대표로 당선됐으며 유력한 차기 독일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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