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10명 중 과반 '반대'…IOC는 혼복 '1국가 1개팀' 원칙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이뤘던 탁구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단일팀으로 참가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탁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유승민·협회 부회장 겸 IOC 선수위원)는 최근 회의를 열어 도쿄올림픽 단일팀 참가 여부를 논의했으나 '참가하기 어렵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다.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019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 끝난 후 태극마크를 단 남녀 선수 10명에게 올림픽 단일팀 출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절반 이상이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남녀 대표로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이 높은 이상수(삼성생명),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이상 남자)과 서효원(한국마사회),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자동 선발됐다.
또 선발전 성적에 따라 정영식(미래에셋대우), 박강현, 안재현(이상 삼성생명·이상 남자)과 최효주, 이시온(이상 삼성생명), 유은총(미래에셋대우·이상 여자)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녀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택수 감독과 유남규 감독이 선수들의 의견을 직접 확인했는데, 주로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탁구협회로선 '선수들의 반대가 많은 상황에서는 남북 단일팀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던 만큼 이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3자 회동을 통해 도쿄올람픽 때 남북 단일팀 구성 종목으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을 합의했지만 탁구 등은 선수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허물고 금메달 쾌거를 이뤘던 '원조 남북 단일팀' 종목이다.
지난해에는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 때는 8강 대결이 예정됐던 남북 여자팀이 깜짝 단일팀을 구성해 동메달을 수확했고, 그해 7월 코리아오픈과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파이널스에선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조가 혼합복식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특히 장우진-차효심 콤비는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에 이어 세계 톱랭커들만 출전한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IOC가 도쿄올림픽 때 혼합복식에서 '1국가 1개팀' 참가 원칙을 밝히면서 단일팀 구성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원래 남측과 북측이 혼합복식에 1개조(2명)씩 참가할 수 있지만 IOC 원칙대로 진행하면 남북 단일팀 1개조만 가능해 남북이 혼복에 1명씩만 출전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탁구협회는 오는 4월 21일부터 28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선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 등 세 종목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방안을 ITTF와 협의 중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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