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락지 있는 괴산 미선나무 마을, 비닐하우스로 개화 시기 조절
(괴산=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열매가 부채 모양을 하고 있어 '아름다운 부채'란 이름을 얻게 된 미선(美扇)나무는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이다.
한국 식물학의 개척자 정태헌 박사가 1917년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견했으나,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한 사람은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다.
통상 최초 발견자의 이름이 학명 맨 끝에 들어가는 관행에 따라 미선나무의 학명(Abeliophyllum disdichum Nakai)에는 '나카이'(Nakai)가 들어갔다.
미선나무 발견의 성과를 일제에 빼앗긴 셈으로, 일제 강점기 시련을 겪은 우리 민족의 애환이 고스란히 서려 있는 셈이다.
3·1 운동 및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는 미선나무가 세계 학계에 보고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147호로 지정된 미선나무 군락지가 있는 충북 괴산에서는 최근 일제 강점기를 이겨내고 부활한 우리 민족을 상징하듯 미선나무가 때 이른 꽃을 활짝 피웠다.
칠성면 쌍곡계곡 입구 미선나무 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10년~20년생 미선나무 40여 그루의 꽃이 만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미선나무 마을 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우종태)는 지난해 12월부터 비닐하우스 온도를 조절해 미선나무 개화 시기를 이때쯤으로 맞췄다.
오는 29일 열리는 제11회 미선나무 꽃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미선나무 꽃의 고운 자태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이번 미선나무 꽃 축제는 이번 달 31일까지 미선나무 마을에서 열린다.
각양각색의 미선나무 분재를 관람할 수 있는 축제 기간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고 미선나무 꽃꽂이 경연대회도 열린다.
우종태 미선나무 마을 축제위원장은 "개화 시기를 조절한 미선나무는 축제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꽃을 피울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식물 미선나무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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