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미·중 무역 협상의 원만한 타결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동반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증시에서도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도쿄 증시는 4일에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도쿄 증시 1부 종목 중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의 평균주가인 닛케이지수는 이날 219.35포인트(1.02%) 오른 21,822.04로 거래를 마쳤다.
도쿄 증시 1부 전 종목 지수인 토픽스(TOPIX)는 11.87포인트(0.73%) 뛴 1,627.59로 마감했다.
엔/달러는 이날 오후 2시 58분 기준 달러당 0.14엔(0.12%) 오른(엔화가치 하락) 111.95~111.96엔에 거래됐다.
일본 증시는 올 들어 미국, 중국, 한국 등 연관성이 높은 주요국 증시와 동조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던 작년 10~12월 급락 곡선을 그리다가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착실하게 우상향 곡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단기 급락 국면에서 일본 주식시장은 비관론이 커져 닛케이지수 225개 종목의 PBR(주가순자산 배율)가 1배를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닛케이지수는 작년 말 저점 대비 이날까지 15%가량 오르는 등 부활에 성공해 심리적 저항선인 22,000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토픽스는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600선을 이미 넘어섰다.
닛케이신문 분석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작년 12월의 직전 저점(19,155)을 기준으로 보면 직전 고점(24,270)까지 50% 이상을 회복했다.
또 차트상에서 닛케이 75일 평균값(21,128)에 25일 평균값(21,054)이 임박하면서 주가 상승기의 신호로 여겨지는 '골든 크로스'에 가까워졌다.
닛케이는 '반값 회복은 원래 값 회복'이라는 시장 격언이 있다며 상승 추세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의 중간결산에서 착실한 이익 성장세가 확인되면 닛케이지수는 올 하반기에 24,000선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즈호증권의 미우라 유타카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닛케이지수가 회복세를 탄 것에 대해 "투자가의 기대가 많이 포함돼 있다"며 "22,000선을 넘으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작년 고점까지 회복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본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변수는 적지 않다.
당장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3월부터라도 일본과 새로운 무역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다음 타깃으로 시장을 더 열고 미국 제품 수입을 확대하라고 압박할 대상으로 일본을 꼽는다는 얘기다.
미국은 특히 일본이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은행을 앞세워 엔화 약세 정책을 편다는 의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추이에 따라서는 일본 시장이 큰 부담에 짓눌릴 여지가 큰 상황이다.
닛케이신문은 "다른 해외 주식시장도 반등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마찰 동향, 한계기업 실적 등 불투명한 요인이 남아 있다"며 "일본 주식시장은 닛케이지수 22,000선을 경계로 한 매매 공방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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