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유치원 가정통신문서 "통학버스 사소한 법규 위반에도 학기중 폐쇄" 거짓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 선택권이 없어진다.' '버스 기사의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에도 유치원이 학기 중 폐쇄될 수 있다.'
4일 개학 연기를 강행한 일부 사립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몇몇 유치원이 '완전 무상교육과 학부모 지원금 직접 지원'을 촉구하면서 최근 학부모에게 돌린 서명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온 주장들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일부 유치원은 새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17조와 관련, "유아의 수용계획을 배치계획으로 바꾼다는 것은 학부모의 유치원 선택권을 박탈하고 교육감이 그 권한으로 독점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정통신문에는 '유치원 선택권이 유아배치 계획으로 바뀌면서 학부모 선택권이 없어지고 두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형제가 다른 유치원을 다니게 될 수도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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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제17조는 '교육감은 유치원에 취학하기를 희망하는 유아의 적정한 배치를 위하여 3년마다 취학권역별로 3개 학년도 이상의 유아 배치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상위법인 유아교육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기존 조문에서 사용된 '수용'이라는 단어가 '배치'라는 용어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수용은 강제성의 의미를 담은 용어여서 2017년 유아교육법을 개정하면서 유아수용계획을 유아배치계획으로 변경했고,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학부모 선택권이 제한되거나 한 가정의 유아들을 다른 유치원에 보내도록 강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학버스 기사의 점멸등 오작동 등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에도 행정처분을 받고 유치원이 학기 중 폐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유아교육법 제30조에 따르면 통학버스 운행 관련 법령이나 명령을 위반한 경우 시정·변경 명령을 받을 수 있고, 위법행위에 대해 교육감이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정원감축, 학급감축, 모집정지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새 시행령은 점멸등 등 장치 작동에 관한 사항, 하차 후 확인 의무 등은 위반 횟수에 따라 3~10% 정원감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아교육법에서 이미 정한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처분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교육부는 "유치원 폐쇄 명령에 이르려면 '통학버스에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고 운행하다가 발생한 교통사고로 유아가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은 경우'로 이는 일부 유치원 단체의 주장과 같이 사소한 법규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시설이 추가 변경된 시설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유치원이 학기 중 폐쇄될 수 있다'라거나 '지도과정 상의 민원이 유치원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유아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유치원이 시설 설비에 관한 법령을 위반한 경우 교육감은 시정 변경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안에 따라 6개월~2년의 모집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유치원 폐쇄는 교직원이 아동학대 행위를 한 경우, 3개월 이상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은 경우 등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되는 이례적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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