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행된 '미세먼지 특별법'도 가시적 효과 미흡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연일 계속되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도 대기 오염은 오히려 심해져 정부 대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4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114㎍/㎥, 인천 123㎍/㎥, 경기 126㎍/㎥, 충남 113㎍/㎥, 전북 104㎍/㎥, 세종 115㎍/㎥ 등이다.
'매우 나쁨'(76㎍/㎥ 이상)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2015년 관측 이래 사상 최악의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부는 이날 수도권, 충청권, 전북을 제외한 전라권 등 총 9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 중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1일 이래 나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반면 서울의 하루 평균 농도는 1일 84㎍/㎥, 2일 85㎍/㎥, 3일 77㎍/㎥, 4일 114㎍/㎥(오후 4시까지) 등으로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의 가장 큰 두 조건인 중국으로부터 유입과 국내 대기 정체 현상이 모두 나타난 결과지만, 정부 대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된 미세먼지 저감 특별법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전 극심한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10개 시·도 부단체장들과 영상회의를 갖고 비상저감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서울 지역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 1∼3일은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이들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다.
민간과 행정·공공기관의 공사장 등 조업시간을 단축·조정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의 출력은 80%로 제한하는 조치는 휴일과 무관하게 시행됐지만, 그 결과 감축된 오염물질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환경부와 외교부는 한반도 미세먼지 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재난 상황에 준해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처하고 있다"며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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