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발산 등 5개 지하차도 '화재 취약'…피난통로·제연설비 없어

입력 2019-03-05 14:00  

외발산 등 5개 지하차도 '화재 취약'…피난통로·제연설비 없어
감사원 지하차도 실태 감사…방재시설 고장·파손 방치도 다수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서울시 외발산지하차도 등 일부 지하차도가 터널 내 피난연결통로는 물론이고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제연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대도시권 지하차도 안전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감사원이 연장등급 3등급 이상(길이 500m 이상)인 지하차도 28개의 필수 방재시설 실태를 점검한 결과, 외발산지하차도와 수원시 효원지하차도, 화성시 하나지하차도, 용인시 신대지하차도, 인천시 송내지하차도 등 5개 지하차도는 피난연결통로와 제연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밀폐된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 장소와 대피 경로가 제한적이고 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이 사고상황을 파악하기도 어려워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축적된 열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피해 등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방재관리지침에 따르면 연장등급이 3등급 이상이고 피난대피시설이 미흡한 지하차도는 제연설비나 제연보조설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5개 지하차도가 제연설비를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국토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차도에 방재시설을 설치했더라도 파손되거나 고장 난 설비를 그대로 놔둬 비상시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감사원이 115개 지하차도의 방재시설 작동 여부를 점검한 결과 17개 지하차도의 소화설비가 멸실·파손된 상태였다. 긴급전화 등 경보설비가 고장 나거나 파손된 지하차도도 12개에 달했다.
지하차도 안에 긴급전화나 CCTV 등 경보설비가 설치돼 있지만, 터널 관제실과 연결되지 않아 상시 감시가 어려운 지하차도는 평택시 중앙지하차도 등 37개로 파악됐다.
지하차도의 배수시설 설치와 관리기준도 부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설계도 확보가 가능한 81개 지하차도를 분석한 결과 43개는 배수시설 용량과 관련된 집수구역 면적을 실제보다 적게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25개는 배수시설 용량 증설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중호우 시 지하차도에 유입된 물을 적절히 빼내지 못하면 지하차도가 침수돼 도로기능을 상실하고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나타난 문제점과 관련해 총 17건의 위법·부당사항을 발견해 시정(4건)·주의(1건)를 요구하거나 통보(12건) 조치했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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