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킨스·구달이 사랑한 '둘리틀 박사의 모험' 국내 첫 완간

입력 2019-03-05 11:41  

도킨스·구달이 사랑한 '둘리틀 박사의 모험' 국내 첫 완간
'궁리' 12권 모두 출간…전쟁터에서 자녀에 보낸 '동물과의 대화'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가 국내 최초로 모두 간행됐다.
도서출판 궁리는 5일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 11권과 12권을 출간함으로써 전 12권을 완간했다"고 밝혔다.
미국 아동문학가이자 삽화가인 저자 휴 로프팅은 1차 세계대전에 장교로 참전했을 당시 참혹한 전투에서 다치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말과 개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전투 중 다쳐 야전병원에서 후송돼 치료를 받는 동안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할 줄 아는 낙천적인 둘리 박사 이야기를 서간문 형식으로 써 미국에 있는 두 자녀에게 편지로 보내기 시작하면서 '둘리틀 박사의 모험'이 탄생했다.
유쾌하고 예쁜 삽화도 로프팅이 직접 그려 넣었다.
1920년 '둘리틀 박사 이야기'가 첫 시리즈로 출간됐고 1922년 펴낸 두 번째 이야기 '둘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은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뉴베리상'을 받았다.



로프팅은 원래 시리즈를 8권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1928)에서 마치려 했으나 이야기를 연장해달라는 독자들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여 5년 뒤 달에 간 박사를 소환하는 제9권 '둘리틀 박사 달에서 돌아오다'를 써야 했다.
로프팅은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을 마지막으로 펴내고 1947년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눈을 감는다.
동물들로 가득한 이 책은 후일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어린 시절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지금 내 영웅이 찰스 다윈이라면 어린 시절 영웅은 둘리틀 박사"라며 "둘리틀 박사의 모험 이야기를 몇 번이고 읽으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둘리틀 박사의 모험 이야기를 읽으며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장석봉·임현정 옮김. 각 권 160~520쪽. 각 권 1만~1만5천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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