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시진핑 강군몽 구상에는 충분한 예산"…예산 축소발표 의혹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군사굴기' 움직임을 이어가는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 감소를 앞세워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려 하고 있지만, 의구심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발표된 예산안 초안을 인용해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이 지난해 8.1%보다 줄어든 7.5%라고 보도했다.
금액 면에서는 지난해 1조1천100억 위안(약 186조4천여억원)에서 올해 1조1천900억 위안(약 199조8천여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과거 5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던 국방예산이 2016년부터 4년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예산 규모는 상당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중국의 군사력 향상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식자료로 평가된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 2014년 12.2%, 2015년 10.1%를 찍은 후 2016년 7.6%, 2017년 7.0%를 기록한 바 있다.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도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방정책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의 지속적인 국방비 증액이 아시아태평양에서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중국의 제한된 국방비는 전적으로 국가의 주권과 안보, 영토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2018년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3%지만 일부 주요 선진국의 국방비는 GDP 대비 2% 이상"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중국의 국방예산 발표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 일류 군대' 건설 구상에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강군몽(强軍夢)'을 내세우면서 2020년까지 군의 기계화와 정보화를 실현하고 2035년까지 군사이론, 군대조직, 군사인력, 무기장비의 현대화를 추진한 뒤 2050년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심지어 중국이 실제로 투입하는 국방예산은 공식 발표치보다 많다는 의혹도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은 공식 발표보다 상당히 많은 국방예산을 쓰고 있으며, 2017년 중국 국방예산 추정치는 GDP의 1.9% 수준이었다는 것이 블룸버그 설명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고 스위 린 콜린 책임연구원은 "숨겨진 국방 지출이 있다고 추정한다면, 중국은 그 돈을 미사일, 5세대 전투기, 스텔스 폭격기, 해군 현대화 등의 우선순위 사업에 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국방예산 축소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콧 스위프트 대장과 부사령관 필립 소여 중장 등은 중국 국방예산의 투명성 부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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