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비범죄화해야"…청와대 앞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인천의 집창촌인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이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와 재개발사업에 따른 이주 보상을 촉구했다.
옐로하우스 대책위원회는 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매매 여성들이 재개발사업의 경제 논리에 내쫓기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 대표자로 나선 오 모 씨는 "8년 동안 업주(포주)로부터 부당한 조건에서도 오직 가족을 부양하고자 성매매 일을 선택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섰다"며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재개발을 추진하는 지주들은 과거에는 모두 포주들이었다"며 "우리가 벌어준 돈 60% 이상을 갈취해 건물을 사고 호의호식하던 이들이 이제 우리를 길거리로 내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이익에 혈안이 된 그들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 내에 일방적으로 퇴거하라는 통보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보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실효성 있는 탈성매매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해 인천시 미추홀구는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을 마련해 공포한 바 있다. 이 시행규칙은 업소 종사자가 성매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탈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하면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 1년간 최대 2천26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책위는 "실효성 없는 정책을 우리와 의논 한번 해보지 않고 발표해 온갖 욕설과 성토를 감내해야 했다"며 "지역 재개발조합은 보상 문제를 구청에 떠넘겨 행정당국이 우리를 돕지는 못할망정 일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 공약을 하루빨리 실행해달라"고 호소했다.
옐로하우스는 1900년대 초 인천항 주변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영업하던 홍등가 '부도 유곽'이 1962년 숭의동으로 이전하면서 형성됐다.
1990년대 말까지 30여개 업소가 성업했지만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과 2006년 숭의동 도시주거환경정비 사업계획 수립 이후 업소가 줄어 현재 4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