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사이드 실렉트' 대표 제품으로 키워내…말년엔 자선사업 전념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를 와인의 명가로 끌어올린 인물 중 한 명인 캘리포니아의 전설적 와인 제조업자 존 셰이퍼가 숨졌다고 4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보도했다.
셰이퍼 포도원은 창업자 존 셰이퍼가 2일 나파에서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셰이퍼 포도원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나파 밸리가 와인 업계의 명가로 혜성처럼 부상하는 데 한몫했다. 이때 생산된 셰이퍼 포도원의 플래그십(대표 제품) 와인 '힐사이드 실렉트'는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포도 품종) 와인의 간판 제품 중 하나가 됐다.
1924년 11월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의 글렌코에서 태어난 셰이퍼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B-24 폭격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사회로 돌아와 그가 처음 발을 들인 곳은 출판업계였다. 시카고의 교육 출판사 '스콧 포어즈맨 앤드 코'의 부사장을 맡아 장기 사업계획을 짰다.
그러나 신기술 투자에 인색한 이 회사에 실망한 그가 관심을 둔 분야가 바로 와인이었다. 그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이 곧 큰 호황을 누리리라고 짐작했다.
투자처를 물색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갔던 그는 현장을 둘러본 뒤 가족이 함께 이사해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1973년 48살의 나이에 캘리포니아로 이사한 셰이퍼는 전성기가 한참 지난 산비탈의 포도밭을 샀다. 토양의 잠재력을 본 것이다. 그리고 이 비탈의 포도밭을 명품 와인의 산지로 일궜다.
흥미롭게도 존 셰이퍼는 와인을 마시지 않았다. 아들 더그는 "우리는 시카고 출신이다. 우린 버번과 맥주를 마신다"고 말했다.
존 셰이퍼는 와인업자로 유명했지만 말년에는 지역사회의 저소득층들에게 주택과 의료 지원을 하는 자선사업에 더 전념했다.
셰이퍼 포도원 사장인 더그는 "인생의 마지막 25년간 아버지의 임무는 실제로는 자선사업이었고, 와이너리보다 이를 더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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