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연구원 분석, 대산문화 투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린 3·1독립선언서의 영문 번역본이 최소 다섯 종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계간 '대산문화' 71(봄)호에는 3·1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한 기획특집 '독립선언서 막전막후 - 3·1운동 100주년'이 실렸다.
김도형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은 '한민족의 독립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린 영문 3·1독립선언서'에서 3·1독립선언서 영역본 다섯 종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독립 정신과 의지를 담은 독립선언서는 영어로 번역돼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과 중국의 영어신문 '더 차이나프레스'에 실렸다.
3·1독립선언서 전문이 영문으로 번역돼 처음 게재된 것은 하와이의 영자 신문인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 3월 28일자에서다.
1면에 '한국 독립선언서 공개되다'라는 제목으로 '선언서'(Manifesto) 전문이 실렸다.
이는 서울에서 발행된 인쇄본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국외에 알려진 최초의 완전한 영문 독립선언서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영역본은 3·1운동 당시 평북 선천에서 활동하던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영역한 것이다.
세번째 영역본은 평양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작성해 미국 장로교 본부에 보낸 '3·1운동 발발 보고서'라는 문건에 수록된 영역본이다.
'A Proclamation'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네번째는 앞선 두 가지와 마찬가지로 미국 장로교 해외선교본부에 보낸 보고문건 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이 영역본 제목은 'Manifesto'다.
다섯번째는 영어로 '3·1독립선언서'의 내용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앞의 미국 장로교 해외선교본부에 접수된 또 다른 보고문건에 들었다.
'The Independence Declaration'이라는 제목의 이 영역본은 한문 투로 작성된 독립선언서 내용을 영문으로 가장 잘 직역했다.
김 연구원은 이외에도 영문으로 된 독립선언서가 여러 종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현순과 이광수의 번역본을 제외하고는 3·1독립선언서 영역본 가운데 정확한 역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영로와 변영태 형제가 3·1운동 당시 3·1독립선언서를 번역했다고 밝힌 바 있어 앞서 소개한 번역본 중 가장 유려한 마지막 번역본이 변영태·변영로 형제가 영역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영역본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국외 반출돼 국제사회에 전달됐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우리 국민의 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특집에는 3·1독립선언서 본문을 누가 언제 쓴 것인지를 돌아본 최우식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 연구원의 '민족 의지와 행운이 함께 한 독립선언서 작성과정', 3·1운동에서의 여성 활약을 살펴본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독립선언서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등도 실렸다.
이윤상 창원대 사학과 교수는 '독립선언서에 담긴 이상과 현실'에서 3·1독립선언서를 작성할 당시 우리 국민의 이상과 실제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등을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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