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법무장관도 흑인청년 오인사살 경관들 불기소

입력 2019-03-0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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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캘리포니아 법무장관도 흑인청년 오인사살 경관들 불기소
"생명위협 느꼈다" 정당방위 인정…흑인 민권단체 등 항의시위 이어질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흑인 공동체의 반발을 부르고 있는 비무장 흑인 청년 오인 사살 사건의 장본인인 경찰관들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정부 법무장관도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주 새크라멘토 지방검찰청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한 것과 같은 결론이다.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흑인 청년 스테폰 클락(22)을 쏴 숨지게 한 새크라멘토 경찰관 테런스 메르카달, 재러드 로비넷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베세라 장관은 "청년의 죽음은 그의 가족에겐 충격이지만, 경관들은 클락이 범죄를 저지르고 무장한 상태였으며 자신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새크라멘토 검찰도 "경찰관들이 죽음 또는 신체 손상의 위협을 느낄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이 사건은 작년 3월 18일 새크라멘토 주택가에서 벌어졌다.
차 절도 사건이 있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 2명이 한 주택 뒷마당에서 클락에게 접근한 뒤 '손을 보여줘'라고 계속 외쳤다.
무기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요구였다. 사건 당시는 칠흑 같은 밤이었고 클락의 손에는 휴대전화가 있었다.
스마트폰 손전등 기능이 켜져 있어 하얀 불빛이 새 나오고 있었다.
경관들은 이를 보고 '총, 총'이라고 반응하며 20발의 총탄을 클락에게 퍼부었다. 클락은 7발을 맞고 사망했다.
경관들이 다가가보니 쓰러진 청년의 손에 쥐어진 물체는 권총이 아니라 휴대전화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경관의 보디캠(웨어러블 카메라)에 찍힌 영상도 공개됐다.
더구나 클락이 쓰러진 주택이 남의 집이 아니라 자기 할아버지 집 뒷마당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에 대한 과잉진압 비난이 커졌다.
이 사건은 2014년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일어난 흑인 소요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불렀다.
'흑인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 민권단체들이 퍼거슨 사태 당시 구호를 본떠 '휴대전화 들었으니, 쏘지 마!(Cells Up, Don't Shoot!)'라는 구호를 외치며 새크라멘토 등지에서 시위를 벌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주 검찰 발표 직후 "우리 사법시스템이 젊은 흑인과 라티노 남성을 백인과 달리 대우한다"며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 조사 결과는 새크라멘토 검찰의 발표와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베세라 장관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발표 직전 클락의 어머니를 면담했다.
새크라멘토에서는 전날 경관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원 80여 명이 연행되는 등 흑인 민권단체를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격화하는 분위기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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