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4개 설치…찾아가는 아이돌보미 8천명·열린육아방도 450개로
"'82년생 김지영'에 눈물…예산 얼마 쓰든 아이 키워드리겠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서울 어디서든 걸어서 10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는 초등학생 전용 돌봄 시설이 시 전역에 설치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시 온 마을 돌봄체계 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400곳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한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의 만6∼12세 초등학생 자녀를 방과 후, 방학, 휴일 등에 돌봐주는 '틈새 보육' 시설이다.
부모 소득과 무관하게 돌봄이 필요한 가정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월 이용료는 10만원 이내에서 센터별로 자율적으로 정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맞벌이 가정의 75%가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박 시장은 "(육아 부담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어떠한 방식을 쓰더라도, 얼마의 예산을 쓰더라도 끝내야 한다"며 "서울시가 아이를 키워드리겠다. 돌봄을 온전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며 "여성의 경제활동이 투쟁이어선 안된다", "여성이 아이 돌봄 걱정이 없도록 사회가 만들 수 있다면 경제성장은 저절로 20%를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 초등학교 아동의 공적 돌봄 서비스 비용 비율은 1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28.4%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서울시는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통해 이를 30%까지 끌어올려 최근의 '합계 출산율 0.98명' 쇼크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올해 안에 94곳이 설치된다. 35곳은 현재 공간조성에 착수해 상반기 문을 연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가정으로 찾아가 부모의 양육 공백을 메워주는 아이 돌보미를 2022년 8천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우리동네 키움센터와 아이 돌보미 확충에는 4년간 6천억원이 투입된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모든 영역에서 OECD 꼴찌 수준임에도 (이런 시도를) 예산 낭비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 미래를, 현재를 책임질 아이들과 청소년을 잘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시는 양육자와 영유아가 함께 방문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열린 육아방'도 2022년까지 450곳 이상을 설치할 계획이다.
맞벌이 등으로 야간에 보육이 필요한 가정을 위해 시간 연장 어린이집도 9곳에서 연내 50곳으로 확대하고, 11월에는 돌봄 인프라·서비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 '키움넷'(가칭)을 일반에 공개한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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