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40대 태국인 스위스 찾아가 안락사" 소식 SNS서 퍼져
스위스 존엄사 조력 비영리단체 등록한 태국인 20명 달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존엄사를 허용하지 않는 태국이지만 현행 자국법으로도 불치병에 걸린 환자들이 자기 뜻에 따라 생을 마감할 수 있다고 정부 보건 관계자가 6일 밝혔다.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보건부 산하 의료위원회 사무총장인 잇타뽄 카나차레온 박사는 신문에 "태국은 다른 국가들처럼 안락사나 자살 행위 조력을 합법화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건강법 제12조는 서면으로 '사망선택 유언'(회복할 가망이 없는 병에 걸렸을 때 존엄사를 바라는 뜻을 밝힌 유언)을 하면 평화롭게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타뽄 사무총장은 "이 조치는 당사자의 심각한 고통을 끝내는 것으로, 친척과 담당 의사를 포함해 모든 관련 당사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몇 안 되는 사람들만 그런 권리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잇타뽄 사무총장의 발언은 불치 뇌종양으로 지난 10년간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한 40대 태국 남성이 존엄사를 위해 스위스의 한 조력기관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지난 1일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퍼지면서 나왔다.
그는 "안락사는 일부 유럽 국가와 미국 내 일부 주에서 합법이지만 법률과 규정에 따라서만 실시될 수 있다"면서 "아무나 안락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존엄사나 안락사를 인정하지 않지만, 스위스는 1942년부터 비영리단체를 통한 안락사와 이를 돕는 조력 행위가 허용됐고 2006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논란이 종결됐다.
존엄사를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권에서도 한국인 32명을 비롯해 일본(25명), 중국(43명), 홍콩(36명), 싱가포르(18명), 대만(24명), 태국(20명) 등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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