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서 '성소수자 환영' 현수막 두고 학교-학생 갈등(종합)

입력 2019-03-06 17:55   수정 2019-03-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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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서 '성소수자 환영' 현수막 두고 학교-학생 갈등(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숭실대에서 '성소수자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 게시 문제를 놓고 학교와 학생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6일 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에 따르면 이들은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걸려고 했으나 지난달 28일 학교로부터 설치 불허 통보를 받았다.
학교 측은 '성소수자'라는 문구를 문제 삼으며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설립된 종립대학에서 해당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방인 측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성명을 내고 "종교의 자유를 명분으로 한 성소수자 혐오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비합리적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학교는 성소수자 차별행위를 사과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진지한 태도로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설치 불허된 현수막을 들고 학교의 결정을 규탄하는 교내 캠페인을 열고 있다.
숭실대는 이날 내부 회의를 거쳐 '동성애자 시위 관련 숭실대 입장'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숭실대는 입장문에서 "동성애 관련 학술 토론이나 논쟁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동성애 관련 이슈들을 옹호하거나 홍보하는 장으로 학교를 활용하는 것은 건학이념에 기초해 불허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숭실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월 성소수자 관련 행사에도 교내 시설 대관을 허용하라고 학교측에 내린 권고를 비판하기도 했다.
숭실대는 "현행 헌법상 동성결혼을 불허하고 있고, 군에서도 동성애는 처벌 대상임을 고려할 때, 인권위 권고사항은 헌법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숭실대 관계자는 "단순히 현수막 하나 설치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독대학 숭실대의 정체성과 건학이념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숭실대는 2015년 11월 학생들이 주최한 인권영화제에서 동성결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상영된다는 점을 문제 삼아 교내 시설 대관을 취소해 논란이 됐다.
당시 숭실대는 "영화제가 우리 대학의 설립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교내 행사와 장소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학생 측에 보냈다.
학생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올해 1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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