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 망원경이 찾은 1호 외계행성 10년만에 '후보' 꼬리표 떼

입력 2019-03-06 15:49  

케플러 망원경이 찾은 1호 외계행성 10년만에 '후보' 꼬리표 떼
3.8일 주기로 어미별 도는 목성크기 행성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행성 사냥꾼'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10년 전 1호 외계행성으로 찾아낸 '케플러-1658b'가 10년 만에 '후보' 꼬리표를 떼게 됐다.
케플러 망원경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것으로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천체면 통과 방식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퇴역할 때까지 수천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지만, 이는 모두 외계행성 후보일 뿐 별도의 확인과정을 거쳐야 정식 행성 반열에 오르게 된다.
케플러-1658b도 케플러 망원경이 처음으로 찾아낸 외계행성임에도 애초 어미별의 크기를 실제보다 훨씬 작게 재는 바람에 행성인지를 확인하는 데 우여곡절을 겪었다.
6일 미국 하와이대학 천문학연구소에 따르면 케플러-1658b는 한때 관측된 데이터가 잘못 측정된 어미별의 크기에 맞지 않아 관측 오류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이 대학 대학원생 애슐리 콘토스가 어미별을 재분석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콘토스는 케플러 관측 자료에 포함된 음파자료를 활용해 어미별인 케플러-1658의 크기가 이전에 측정됐던 것의 3배에 달하고 행성인 케플러-1658b도 목성 크기라는 점을 확인했다.
콘토스는 이런 연구결과를 외계행성 과학의 선구자 격인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관측소'의 수석 천문학자 데이브 래섬 박사에게 알렸으며, 래섬 박사 연구팀은 추가 분광 자료를 수집해 케플러-1658b가 행성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케플러-1658는 크기가 태양의 3배에 달하고 질량은 50% 이상 많으며, 행성인 케플러-1658b는 어미별 지름의 두 배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3.8일을 주기로 어미별을 돌아 어미별을 가장 가깝게 도는 행성 중 하나로 기록됐다.
콘토스는 이런 연구결과를 지난 5일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제5차 케플러/K2 회의에서 발표했다.



콘토스는 성명을 통해 "케플러-1658은 외계행성의 어미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면서 "케플러 망원경 자료에는 아직도 많은 보물이 남겨져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학술지 '천문학 저널(Astronom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케플러 망원경은 지난 2009년에 발사된 뒤 2천681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70%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160㎞ 밖의 자동차 전조등 앞을 기어가는 벼룩을 찾아내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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