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업으로 쏠리면 대출한도 설정…혁신창업에 190조 금융지원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억제할 방침이다.
부동산 투기로 흐르던 자금을 혁신 창업과 중소기업에 공급하겠다는 목표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7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지난해 10월 은행권에 도입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올해 2분기 2금융권에도 도입한다.
또 은행의 가계대출에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도입한다. 현재 가계대출 금액의 13%를 자본으로 쌓는데, 부동산 경기 부침에 대비해 2.5%를 더 쌓게 하는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와 얽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도 업권별 대출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증가율을 관리한다. 특히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자영업대출이 지나치게 쏠린 금융회사는 연간·신규대출 한도를 설정한다.
금융위는 이렇게 해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5%대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까지 연평균 증가 목표율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측치인 5%다.
금융위 손병두 사무처장은 "소비 제약, 부동산 침체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증가율 억제를) 점진적으로 하려 한다"며 "올해는 5%대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제도권 대출을 억누르면 사금융이 성행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금융위는 불법사금융에 대한 제재 강화를 추진한다.
법정 최고금리(연 24%)를 초과하는 대출의 모든 이자에 대해 '반환청구권' 도입이 추진된다.
현재는 최고금리 초과 이자만 무효지만, 이 같은 불법대출의 이자는 전액 무효로 하겠다는 것이다. 대부업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또 불법사금융 피해자를 대신해 금융당국이 사금융업자를 상대로 권리구제에 나서는 '채무자 대리제도' 도입이 검토된다. 이 역시 변호사만 채무자 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공정채권추심법이 개정돼야 한다.
금융위는 가계와 부동산 분야로 쏠리던 자금을 가로막아 혁신창업과 중소기업 지원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유망 스타트업 안착 등에 5년 동안 190조원의 정책금융 자금을 공급한다. 기업은행[024110]이 100조원, 신용보증기금이 90조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혁신·중소기업 대출은 성장 가능성에 비중을 둬 심사하고, 신규보증도 창업·혁신기업 위주로 공급한다. 금융위는 관련 세부 대책을 곧 발표한다.
불황이 깊어진 조선·기자재와 자동차 부품 분야의 중소기업에는 각각 1조3천억원(제작금융·만기연장)과 2조원(회사채 발행지원·우대보증)의 유동성이 공급된다.
또 중소·중견기업의 시설투자, 사업재편, 환경·안전투자에 3년 동안 15조원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에 대비한 기업구조조정·부실채권(NPL)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금융회사는 기업 신용위험 평가에서 최근 실적자료를 의무적으로 활용한다. 평가 대상은 매출 총손실과 단기상환 부담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주채무계열 선정도 시장성 차입 의존도, 자체 구조조정 실적 등을 따져 운영 방식을 손질한다.
NPL 시장은 민간 수요기반을 확충한다. '큰손'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역할을 조정하고, 자산관리공사(캠코)의 NPL 펀드 투자를 확대해 민간 참여자를 끌어들인다.
또 NPL 시장에 들어온 기업회생채권의 중개를 활성화하고, 경영정상화 사모펀드(PEF)에 대한 민간 매칭투자를 확대한다.
이 밖에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통해 지분투자 방식 외에 부채투자 방식의 자금지원과 공동투자(시중 PEF와 유암코 등)를 병행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체계는 지난해 7개(삼성, 한화, 교보, 미래에셋, 현대차[005380], DB[012030], 롯데) 그룹을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법 제정을 추진한다.
관계인 신용공여 한도와 자본기준 자회사 연결범위 등 업권별 규제차익을 줄이고, 금융그룹 유형별로 감독의 수준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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