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청소 중 발견해 경찰에 신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검정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100여만원의 돈이 환경미화원의 신고로 주인 품에 돌아갔다. 영세 김밥집 사장이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던 재료구매대금이었다.
7일 서울 양천구에 따르면 이 구 환경미화원 박철(46)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신월동 121-17 인근 도로에서 청소작업 중 길에 떨어진 검정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으레 무단투기 쓰레기봉투일 것이라 생각하며 분리수거를 하려던 박씨는 봉투를 열자 예상과 달리 지폐가 수십장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금 137만원. 다행히 봉투 안에는 신분증도 들어있었다.
박씨는 곧바로 인근 지구대를 찾아 신고를 했고, 지구대에서 신분증을 조회한 결과 분실인은 인근에서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던 A씨였다.
재료구매 대금을 잃어버리고 망연자실해 있던 A씨는 "잃어버린 돈을 찾아줬다는 얘기를 뉴스에서만 들었었는데 막상 제가 그 주인공이 되니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못 했다"면서 "저희 가게에 오시면 맛있는 김밥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발견했어도 아마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주변에서 너무 칭찬들을 해주셔서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2011년부터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온 박씨는 평소에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심성과 성실함으로 주변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양천구는 박씨의 선행을 널리 알리고 귀감으로 삼기 위해 올 연말 모범 환경미화원 표창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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