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양실조 광범위…열악한 보건·위생 탓 치료가능한 병으로도 사망"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북한의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만성적인 영양실조 탓에 발육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타판 미슈라 유엔개발계획(UNDP) 북한 주재 상주대표는 이날 펴낸 유엔 보고서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진 영양실조가 모든 세대의 북한 어린이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 전체로 보면 발육부진 어린이 비율이 2012년 28%에서 2017년 19%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다고 미슈라 상주대표가 지적했다.
수도인 평양은 발육부진이 10%에 불과하지만, 량강도의 경우 여전히 32%에 이른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5세 이하 북한 어린이의 3%에 해당하는 14만여 명이 소모성 또는 급성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사망 위험은 일반 어린이들에 비해 높다.
미슈라 상주대표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정의 식량 안정 부족, 부적절한 식사와 돌봄 관행, 그리고 보건의료 및 위생 시설과 물에 대한 접근성 부족 등"이라고 말했다.
또 제한적인 보건의료,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 부족 때문에 북한의 어린이들은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도 사망할 위험에 놓여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러한 보고서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막을 내린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AP는 보도했다.
한편,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있는 유엔 인도주의 기구가 "주민 380만 명의 생명을 구할 긴급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1억2천만 달러(약 1천350억 원)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북한 정부가 지난달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에 식량 부족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이 제공한 식량 생산 수치를 보면 2019년에 약 140만 톤의 식량 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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