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황규태 "확대를 거듭해 얻은 '픽셀'…색깔의 극치"

입력 2019-03-07 16:45  

사진가 황규태 "확대를 거듭해 얻은 '픽셀'…색깔의 극치"
소격동 아라리오서 20년 '픽셀' 작업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예외적 작가' '문제적 작가'.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Ⅰ삼청'의 사진작가 황규태 설명이다.
1938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난 황규태는 정치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부터 카메라를 잡았다. 그는 1960년대에 이미 필름을 태우거나,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이중 노출 등을 시도하며 '엇길'을 갔다. 1980년대부터는 디지털 이미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 디지털 몽타주, 콜라주, 합성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7일 아라리오에서 개막한 황규태 개인전 '픽셀'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 가까이 일군 '픽셀' 30여점을 소개한다.
'픽셀'은 '피에타' 등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들을 계속 확대한 작업이다. 그러다 보면 기존 형상은 온전히 사라지고, 추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남는다.
확대하다 보면 이미지가 깨지거나 흐려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황규태 '픽셀'은 선명하고 현란하다. 비법이 있지 않으냐는 물음에 작가는 "그냥 일반적인 카메라와 일반적인 컴퓨터를 썼을 뿐"이라고만 답했다.


초기 작업은 단순한 확대에 집중했다면, 지하 1층 '픽셀: 빛의 제전'과 같은 신작은 시각적 유희를 보여준다. 작가는 "자세히 보라. 색깔의 극치 아니냐"라고 즐거워했다.
작가는 '픽셀' 작업 계기로 "나는 원래 '궁금증 환자'라,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중에 화면이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걸 풀다가 '픽셀' 작업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픽셀 속에 있는 것들을 선택했을 뿐"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레디메이드'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아라리오는 이를 두고 "이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보느냐 마느냐는 문제 핵심이 아니다. 황규태의 전방위적 작품은 '이미지' 연구 관점에서 조금 더 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라리오는 황규태뿐 아니라 박영숙, 변순철, 원성원 등 원로·중진 사진가 4명과 최근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갤러리는 이들 작업을 아트페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해외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전시는 다음 달 21일까지.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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