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지니 "늘 재미가 최우선, 에너지는 따라와요"

입력 2019-03-10 08:00   수정 2019-03-10 09:59

헤이지니 "늘 재미가 최우선, 에너지는 따라와요"
"크리에이터, 한류 초고속으로 전파할 주체…도전하세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게 아니라, 전 원래 친구들과 눈높이가 똑같아요. 안녕! 헤이∼지니의 지니예요! 까르르∼"
어린이들의 대통령, 키즈 크리에이터 선구자이자 일인자인 헤이지니(본명 강혜진·30, CJ ENM 다이아TV 파트너)는 유튜브 콘텐츠 속 통통 튀는 지니 언니 모습 그대로였다.
귀여운 머리띠에 핑크 후드티 차림으로 나타난 그를 양재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입학과 개학 시즌, 그야말로 '대목'이라 한창 바쁘단다. 지난해 '새댁'이 된 그에게 신혼을 즐길 틈도 없겠다고 걱정하니 "신랑은 제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해준다"고 활짝 웃으며 답했다.


헤이지니가 키즈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지도 벌써 5년이 훌쩍 넘었다. 국내에 키즈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전무한3 시절, 그는 어떻게 이 길을 택했을까. 헤이지니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꼬마 강혜진도 집에 있기를 싫어하고 즐겁고 신나는 놀이 하기를 좋아했어요. 실제 성격도 밝고 긍정적이고요. 크리에이터도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그렇다면 난 어린이 쪽이다!' 생각했죠. 제가 어릴 적엔 갖고 놀 장난감이 별로 없었는데 요새는 입에 뭔가를 넣으면 엉덩이로 나오는 인형도 있고, 어른이 돼서 봐도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거든요."
헤이지니는 그러면서 콘텐츠 하나하나를 만들 때도 '재미'가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팀 단위로 기획 회의를 하지만 최우선 순위는 '지니가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 에너지는 자연히 생긴다. 이후 해외 채널을 통한 자료 조사, 준비물 챙기기, 장소 섭외 등이 이뤄진다"고 했다.


헤이지니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그의 콘텐츠도 자연스럽게 변화해왔다. 초창기에는 장난감 조립으로 시작했고, 특유의 하이톤 대사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점점 대사가 늘고, 소재도 인형극과 어린이 화장품 등까지 확장했다.
"크리에이터를 하면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아쿠아리움에 가면 스킨스쿠버를 배우고, 인형극으로 더빙도 연습하게 되고, 강연도 하죠. 트렌드에 따라 콘텐츠 내용도 조금씩 바뀌어요.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다 보니 지니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제가 재밌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는 콘텐츠가 나오니까."
재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커진 영향력도 인지한다고 헤이지니는 밝혔다.
그는 "키즈 화장품 리뷰나 단 셰이크 만들기 등 일부 콘텐츠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와 피드백을 인지한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지니의 영향력이 많이 커진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왔기 때문에 제 콘텐츠를 전체적으로 봐오신 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헤이지니는 최근 키즈 크리에이터를 대표해 정부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K팝과 뷰티가 그랬듯 크리에이터도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 특히 1인 미디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에 영향력이 크고, 한류를 가장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주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자본이나 플랫폼 연결, 캠페인 협업 등을 정부가 지원해준다면 선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을 꿈꾼다는 헤이지니는 "중국 플랫폼에 들어가 중국 아이들에게 여러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며 "키즈 콘텐츠는 자막을 활용하기가 어려운데 중국은 더빙 문화가 발달해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당분간 국내와 중국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즈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주변에도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제가 늘 하는 말은 '우선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이다. 생각만 하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것은 큰 차이다. 벽이 높지 않은 시장이고, 누구든 개성만 있으면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헤이지니는 유튜브 방송 외에도 TV 예능과 뮤지컬 출연 등 다양한 활동 중이다. 그는 "크리에이터와 연예인이 융합하고 어울리는 시대가 왔다"며 "제게도 새로운 경험"이라고 밝혔다.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는 SBS TV '정글의 법칙'을 꼽으며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엄마'가 될 헤이지니에게 자녀에게는 어떤 콘텐츠를 선물하고 싶냐고 물었다.
"지니는 어떻게 애를 키울까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사실 낳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웃음) 다만 제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렸을 때 하고 싶어했던 걸 다 시켜주셨거든요. 저도 그럴 것 같아요."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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