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전체에 장벽을 세우는 것은 돈 낭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장관과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 전 실장이 국경장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일한 것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긴 했지만 가장 즐겁지 않았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전날 저녁 듀크대학 강연에서 미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그들이 전적으로 범죄자인 것은 아니다. 그들은 주로 경제적인 목적으로 여기 오는 것이며, 그걸 비난할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불러온 국경장벽 예산 문제에 대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전체에 장벽을 세우는 것은 돈 낭비"라고 못 박았다.
켈리 전 실장은 "장벽이 효율적인 지역이 있기는 하다"면서 "하지만 해안에서 해안까지 장벽을 세우는 건 필요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첫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냈다.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한 것에 대해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만, 가장 즐겁지 않았던 일"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해 연말 퇴임 직전 LA타임스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것이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켈리는 자신의 후임인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에게 "대통령에게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말을 일러주는 것이 비서실장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멀베이니는 (고언을 하고 나면) 아마 부리나케 도망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비밀취급 인가를 내주도록 압력을 가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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