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주말엔 고칼로리식?…"20~30대도 담석증 주의"

입력 2019-03-09 08:00  

[건강이 최고] 주말엔 고칼로리식?…"20~30대도 담석증 주의"
강남세브란스, 20~30대 15만명 검사결과…"유병률 2배 증가"
"기름진 음식 즐기고 복통 잦다면 '담석증' 의심해봐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간 아래쪽에 있는 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일을 한다. 담즙의 가장 큰 역할은 소화 기능이다.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담낭이 수축하면서 그 안에 있는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흘려보내 소화를 돕는다.
소화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담즙을 우리 몸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바로 담낭인 셈이다.
담낭에는 여러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담석증이 대표적이다. 담낭 안에 있는 담즙 성분의 일부가 굳어져 담관이나 담낭 내에 돌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담석증 환자는 2012년 12만7천명에서 2017년 16만3천명으로 5년 새 28.4% 증가했다. 매년 5.1%씩 늘어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70.3%(11만5천명)로, 중노년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이런 담낭질환이 최근 들어 20∼30대 젊은층에서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박준성, 김형선)·연세의대 예방의학과(김창수, 조성경)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4∼2015년 20∼39세 남녀 15만4천463명을 대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 1.9%(2천979명)에서 담석이 관찰됐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20∼30대의 담석증 유병률 0.39∼0.99%에 견줘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더욱이 담석증과 함께 담낭용종, 담낭염 등을 포함하는 비정상 담낭소견은 7.5%(2만7천130명)나 됐다.
담석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에 생기면 담낭담석, 간외담관에 생기면 간외담관담석(총담관담석), 간 내에 생기면 간내담석으로 나누는데 이중 담낭담석이 제일 흔하다.
담석증 발병에는 고칼로리 음식 섭취나 스트레스, 과체중과 비만, 가족력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병이 잦다.

대표 증상으로는 배꼽을 중심으로 오른쪽 상복부에 발생하는 통증이 꼽힌다. 이 통증은 짧게는 30분에서 몇 시간 동안 계속되는데, 하루에 몇 차례씩 혹은 1년에 몇 차례씩 반복되기도 한다. 복통 외에도 구토, 오한, 발열 등 감기 증상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 중 배 혹은 가슴 통증이 빈번하다면 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는 "회식이 많은 직장인의 경우 복통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 소화제만 먹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면서 통증 발생 주기가 짧아지거나, 황달이 동반된다면 꼭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선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특히 가임기 여성은 임신 중 담석증에 의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초음파 등을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만약 통증 등의 증상이 있고 난 뒤 초음파 검사에서 담석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염증이 있다면 담낭 절제술을 해야 한다.
특히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내려가는 담관이라는 길에 생기는 담관담석은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아 간을 손상하고 담관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오래 지속하면 간경변증과 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어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더라도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담석이 담관을 심하게 막을 경우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응급상황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다만, 증상이 없는 담석증이 우연히 발견됐다면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이 경우에는 담낭암의 위험이 크거나 크기가 3㎝ 이상일 때 예방적 절제술이 권고된다.
과거에는 담석만 제거하기도 했지만, 재발률이 높고 이미 발생한 담낭의 구조적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요즘은 담낭을 모두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담낭은 꼭 필요한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떼어내도 괜찮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담낭 절제술은 대부분 복강경으로 진행한다. 과거 개복술과 비교하면 마취시간 및 수술 시간이 짧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른 게 장점이다.
담석증으로 치료 중이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음식 조리 시 기름, 버터, 마가린을 사용하지 않는 등 지방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 조절도 필요하다.
박준성 교수는 "40세 미만 연령층에서 콜레스테롤 섭취가 많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한 담석증으로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 수준 향상과 식생활 서구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만큼 나이가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지방 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식생활을 개선하고 담낭질환의 주요 증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담석증을 의심해봐야 할 증상들
▲ 자주 체기를 느낀다.
▲ 음식이 들어가면 불편하다.
▲ 명치 또는 오른쪽 상복부가 반복적으로 아프다.
▲ 등과 오른쪽 어깨로 뻗치는 통증이 있다.
▲ 오한과 미열 등 몸살 기운이 반복된다.
▲ 원인 없이 간기능 수치가 반복적으로 높아져 있다.
▲ 위내시경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자주 배가 아프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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