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8일 오후 4시 35분께 부산 중구 보수초등학교 앞을 순찰하던 부산 중부경찰서 보수파출소 김정문 경장에게 대만인 부부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다급한 이들의 얘기를 당장 이해하지 못한 김 경장은 스마트폰 자동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돌렸다.
요지는 이랬다. "13살 아들과 부산에 여행왔는데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한 뒤 깜빡하고 아들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는 것이다.
김 경장은 몹시 걱정하는 부부를 안심시킨 뒤 송도와 보수동을 오가는 버스 노선을 검색했고 곧바로 버스 정류장에 멈춘 같은 회사 버스에 올라탔다.
대만인 부부 사연을 들은 버스 기사는 자신보다 앞서 운행한 동료 버스 기사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한 기사로부터 '인상착의가 비슷한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 경장은 버스 기사에게 아이를 데리고 차고지로 가달라고 한 뒤 대만인 부부를 순찰차에 태워 부산 사하구에 있는 버스회사 차고지까지 갔다.
아이를 잃은 지 1시간여만에 대만인 부부는 아들을 다시 만났다.
김 경장은 이들 부부와 아이를 순찰차에 태워 숙소 인근인 보수파출소까지 태워주는 선행을 베풀었다.
대만인 부부는 "말도 안 통하는데 내 일처럼 정성껏 아들을 찾아준 경찰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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