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2019년 가족의 행복 소망"…기상 악화로 여러 프로그램 취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새별오름의 들불이여! 희망과 평화의 불꽃으로 활활 타올라라. 꿈을 싣고 세계를 밝혀라!"
2019 제주들불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오름 불놓기'가 9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펼쳐졌다.
새별오름 남쪽 야초지 20만㎡를 태우는 '오름 불놓기'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로 인해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가량 앞당겨진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됐다.
해가 져 어둑해진 축제장에 오름 전체를 대형스크린 삼아 조명을 비추는 '미디어 파사드 쇼'와 횃불 대행진, 화산섬 제주의 탄생을 의미하는 화산 불꽃쇼가 화려하게 펼쳐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고희범 제주시장의 '제주들불축제 희망기원 메시지'가 울려 퍼지자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소원이 담긴 5개의 대형달집에 불이 붙었다.
불은 새별오름 남쪽 야초지 전체로 번져서 갔고, 도민과 관광객들은 하늘에 닿을 듯 활활 타오르는 오름을 바라보며 올해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광활한 오름을 태우며 소원을 비는 '오름 불놓기'는 제주들불축제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수백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으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제주에 이주한 지 3년된 김승인(42)씨는 "제주에 와서 올해 처음으로 들불축제를 보게 됐다"며 "실제로 보니 지금껏 가지고 있던 나쁜 기운을 모두 씻어내고 2019년을 맞아 가족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나아갈 힘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개막해 축제 3일째를 맞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 제주들불축제장은 비가 내리면서 축제의 열기는 많이 꺾였다.
10일 예정된 도민화합 줄다리기 결선과 함께 4천210그루 새봄 새희망 묘목 나눠주기, 농수축산물 할인판매, 폐막식 등 나머지 모든 일정은 취소됐다.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로 1997년 처음 개최한 후 올해까지 22차례 이어졌다.
지난 2015∼2018년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대한민국 우수축제, 2019년 '최우수축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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