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표 33인 일원 신석구 추모 칸타타·조수미 참여 음악회 등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현지 교민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기념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간) 로마 한복판 대통령궁 인근에 위치한 로마연합교회에서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마지막으로 서명에 참여한 신석구 목사(1875∼1950년)를 추모하는 칸타타 공연이 펼쳐졌다.
'주를 위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칸타타는 3.1절인 지난 1일 서울 압구정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뒤 무대를 옮겨 이날 오후 로마 교민들 앞에서 연주됐다.
이날 무대는 기획 주체인 서울 수표교교회 성가대, 소프라노 박서연 등 로마에서 유학하는 성악가들이 주축이 된 로마연합교회 성가대가 합창단으로 공동 참여했다.
주인공 신석구 목사 역은 로마에서 활동 중인 바리톤 김강순 씨가 맡았다.
서울 수표교교회 담임목사였던 신석구 목사는 3.1운동에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독립 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3.1운동 이후 2년 8개월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한 그는 일제의 신사참배, 창씨개명 등도 거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 목사의 삶을 칸타타(독창·중창·합창과 기악 반주로 이루어지는 성악곡의 한 양식) 형식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김성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작곡했고, 지휘는 한상욱 마제스틱 필하모니 음악감독이 맡았다.
로마연합교회 홍기석 목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역사와 문화, 민족 정신이 녹아 있는 공연을 로마에서 접하게 돼 뜻깊다"며 "이곳 교민들도 이번 음악회로 우리 역사와 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 칸타타는 오는 13일에는 독일 베를린 선한목자교회에서 공연된다.
오는 11일 오후에는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전시회의 막이 열린다.
애국 선열들의 독립의지와 항일투쟁을 재조명하는 사진 약 30점이 내달 12일까지 문화원 특별 전시실에서 선보여진다.
또 이날부터 3주에 걸쳐 매주 월요일 저녁 문화원 다목적홀에서는 '암살', '동주', '밀정' 등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영화가 교민들과 이탈리아 현지 관객들을 상대로 상영된다.
오는 29일에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참여한 가운데 이탈리아 명문 음악원인 산타체칠리아 공연장에서 열린다.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졸업생 조수미가 이 학교의 재능있는 한인 재학생들과 어우러져 우리의 민족 정서가 배어있는 가곡과 현지 오페라 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래를 선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이탈리아 관객들과 함께 축하할 예정이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로마의 한글학교가 로마 중심가 콜로세움 앞에서 3.1절 100주년 평화통일기원 연날리기 행사를 개최해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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