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2019년도 업무계획'…평화·포용·공정·혁신
정치외교상황 진전시 금강산관광 재개…DMZ 평화관광 콘텐츠 개발
스포츠계 비리 근절…예술인 생활자금융자 제도 시행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정부가 올해 문화정책을 추진하면서 다방면에서 남북 간 교류협력을 활성화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 출전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준비를 본격화하는 한편 문화예술, 학술, 문화재, 관광 분야의 남북 교류도 박차를 가한다.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향유 지원을 확대하고 국민의 다양한 문화 활동과 시설을 지원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또한 갖가지 폐해가 드러난 스포츠계 비리를 근절하고,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예술인복지금고) 제도를 시행하는 등 문화예술, 콘텐츠 분야에 공정하고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업무계획은 지난해 수립된 문화정책 비전인 '사람이 있는 문화'와 국정 목표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에서 도출한 평화, 포용, 공정, 혁신을 핵심 가치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4가지 목표와 11개 세부과제를 담았다.
올해 첫 번째 문화정책 목표인 '평화를 키우는 문화'는 작년 9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의 실행 방안으로 마련됐다.
김용삼 문체부 1차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가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북한 간의 평화의 분위기는 계속 유지 발전돼야 하며 문화의 역할이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먼저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 출전을 위해 여자농구, 여자하키, 조정, 유도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범정부 차원의 실무준비단과 남북체육분과회담을 통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올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을 초청하고, 남북정상회담 1주년과 명절을 계기로 농구, 씨름 친선경기와 태권도 합동공연도 추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통합 준비도 상반기부터 본격화한다.
지난해 하반기 추진하려다 무산된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도 재추진한다.
이와 함께 전통예술 발굴·보존 교류, 통일문학 복원, 공연·미술 교류,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운영 등 민간 주도 문화예술 분야 교류도 지원한다.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과 함께 언어 분야 국제학술대회 개최, 북한어 말뭉치 구축도 추진한다.
고려 궁궐터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을 위한 9차 공동조사와 평양 고구려 고분군 공동조사, 비무장지대(DMZ) 내 역사유적인 태봉국 철원성 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대북제재 등 정치·외교적 상황이 진전될 경우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금강산 관광 등 관광분야 교류도 기존 협력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동해관광공동특구 지정을 위한 연구조사와 세미나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한다. 폐군사시설을 활용한 DMZ 평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울에서 파주 도라산역까지 운행하는 평화관광 전용열차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두 번째 문화정책 목표인 '모두가 함께 누리는 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별 없는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한다.
소외계층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 문화이용권인 '문화누리카드' 1인당 지원금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어난다. 저소득층 유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 범위가 확대되고 장애인 대상 스포츠강좌이용권도 새로 도입된다.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 가정 초·중·고교 학생선수 2천300여명에게 매월 장학금을 지원하고, 전국에 장애인 체육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 30개를 신설한다.
작년 도입된 도서구입비, 공연관람비 소득공제에 더해 올 7월부터 박물관, 미술관 입장료에 대한 소득공제도 추가로 시행한다.
아동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별로 문화예술교육과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100개 창의적 인문실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심야 책방의 날'로 정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소외 지역 중심의 순회 책방 운영을 확대한다.
이밖에도 창의예술교육 연구소(5개), 지역영화 창작스튜디오(1개), 책문화센터(1개)를 지역에 신설하고, 쇠퇴지역(18개 내외)과 유휴시설(8개)을 문화적으로 재생한다. 공립박물관(13개), 공립미술관(6개), 공공도서관(123개), 작은도서관(243개), 생활밀착형·근린생활형 국민체육센터(140개), 개방형 다목적체육관(20개), 생활문화센터(46개)를 새로 건립해 생활문화 기반시설을 확대한다.
세 번째 문화정책 목표 '공정한 문화일터' 실현을 위해선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과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에 대한 조사권 신설 등 정부 관리 감독을 강화해 창작시장과 산업 전반에 공정성의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득이 불안정한 예술인들에게 소액대출 방식으로 생계비나 의료비 등 긴급자금을 빌려주는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 제도를 올 5월부터 시행한다. 지원 자금은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소액생활자금, 4천만원까지 지원하는 전·월세자금, 1천만원 한도의 담보부 소액생활자금 등 3종류다.
김 차관은 "올해는 지원금으로 총 85억원이 책정됐지만 앞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확대해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초·중·고등학교 예술강사에게는 월 7만원 급식비를 새로 지급한다.
공연예술단체 중장기 창작활동지원사업을 도입해 최대 3년까지 연간 최대 2억 원씩을 지원한다. 찾아가는 청년예술가 활동(200팀), 전시해설사(80명), 예비전속작가제(80명) 등 다양한 창작 지원 사업도 신설한다.
문화예술인들이 복지사업 참여 시 요구되는 예술활동 증명제도를 개선하고, 예술인경력정보시스템과 사회보장정보시스템(복지부)을 연계해 지원제도의 편의성과 사업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체육계 비리를 조사해 근절하기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와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달 출범해 가동 중이며, 체육계 비리 전담 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김 차관은 "체육계 성폭력, 폭력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고 해당 지도자의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 제재를 강화해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열악한 체육인들의 처우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문화정책 목표 '성장하는 문화·콘텐츠·관광·스포츠 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도 준비한다.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상반기 중 실감형 콘텐츠 시장을 육성할 중장기 발전전략을 마련한다.
스토리창작클러스터(진천), 웹툰융합센터(부천), 오디오북 녹음 스튜디오(1개), 이스포츠 상설경기장(3개), 지역영화창작스튜디오(1개) 등의 콘텐츠 기반시설을 신설한다.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분야별로 총 1천970억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조성하고, 핵심 기술 연구개발에 55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올해 방한 외래관광객 목표를 사상 최대인 1천800만 명으로 잡았다.
관광벤처기업(115개)과 관광두레 주민사업체(108개) 발굴, 관광안내업 도입, 지역관광지원센터 신설(1개소), 지역관광 혁신프로젝트(5개) 등을 통해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정부가 기업과 함께 직원들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는 '체크바캉스' 제도 지원 대상을 지난해 2만명에서 올해 8만명으로 대폭 늘린다.
문체부는 올해 이 같은 문화정책 과제들을 추진하기 위해 문화예술 1조8천853억원, 체육 1조4천647억원, 관광 1조4천140억원, 콘텐츠 8천292억원, 기타 3천303억원 등 총 5조9천23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문화예술 관람률 83%, 1인당 국내 여행 일수 14일, 생활체육 참여율 64%, 콘텐츠 수출 81억 달러 등의 성과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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