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만석꾼이 100년전 지은 집, 국가민속문화재 됐다

익산 만석꾼이 100년전 지은 집, 국가민속문화재 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전북 익산 함라마을 3대 만석꾼으로 알려진 김병순(1894∼1936)이 100년 전쯤 지은 기와집인 '익산 김병순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7호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김병순이 1920년대에 건립한 고택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근대 건축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점이 특징으로, 당대 부농 계층이 지향한 생활과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물 7동으로 구성된 집은 현존하는 전북 고택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졌다. 길과 대지 여건에 맞춰 건물을 배치했으며, 유교적 관습과 실생활을 두루 고려해 사랑채와 안채로 가는 동선을 분리하면서도 복도로 연결하고 후원을 넓게 조성했다.
아울러 건축 부재 조각과 문양의 장식기법이 뛰어나고, 붉은 벽돌과 유리창 같은 근대적 요소가 남았다.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한 재래식 농기구와 근대식 농기구도 보관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에 부를 축적해 새로운 신분 계층으로 성장한 부농은 유교적 규범을 따르면서도 농사와 가사 작업의 편리함을 추구했다"며 "김병순 고택은 일자형 평면 구성과 위계 구분 등에는 유교적 관습이 남았지만, 건축 재료나 의장 기법을 보면 전통가옥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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