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자고 했는데"…애끓는 에티오피아機 희생자 사연들

입력 2019-03-11 11:08   수정 2019-03-11 13:55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애끓는 에티오피아機 희생자 사연들
약혼녀 어머니 장례식 참석하려던 美유학생, 나이지리아 외교관 등 희생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157명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전 세계가 비통에 빠졌다.
특히 이번 추락 참사의 희생자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슬픔과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여객기 추락으로 아버지를 잃은 영국 거주자 벤 쿠리아는 케냐에 살다 잠시 영국에 들른 부친과 만나 함께 식사하고 "곧 다시 보자"며 헤어진 지 불과 하루 만에 비극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쿠리아의 아버지인 55세의 케냐-영국 이중국적자인 조셉 와이타카는 2004년 영국으로 이주해 한 보호관찰 위탁사업체에서 일하다 2015년 케냐로 다시 돌아갔다.
쿠리아는 아버지가 "정의를 사랑하며 너그러운 사람"이었다며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할 때 포옹하고 악수한 게 "그냥 평소처럼만 느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AP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도 희생자들의 면면과 안타까운 사연을 속속 전하고 있다.
케냐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DC의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 3학년에 다니던 케세드릭 아시아부과는 약혼녀 어머니의 부고 소식에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는 사고기에 몸을 실었다가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캐나다 오타와 칼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피우스 아데산미는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 위원회에 참석하려다 변을 당했다.
칼튼대 총장은 "아프리카 학계의 거장인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비극"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157명 모두 숨져" / 연합뉴스 (Yonhapnews)
나이지리아 외교부는 오스트리아, 이란, 코트디부아르 주재 대사를 지낸 뒤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에서 일했던 아비오둔 올루레미 바슈아(65)가 이번 사고의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며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년간 소말리아 하산 알리 카이레 총리실에서 일했던 압디샤쿠르 모하메드 샤하드도 귀국길에 환승하는 비행기를 탔다가 숨졌다. 카이레 총리는 트위터에 유족을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
유럽 등 다른 대륙 출신의 희생자도 적지 않았다.
이탈리아 문화부 소속으로 유명한 해양고고학자이며 시칠리아 지역 전문가인 세바스티아노 투사가 에티오피아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AP가 보도했다.
역시 이탈리아인인 국제 인력개발위원회(CISP)의 공동창립자 파올로 디에시도 함께 사망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날은 모두에게 고통의 날이라며 "우리는 희생자 유족들과 함께하며 아픔을 나눌 것"이라고 애도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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