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윤씨 종가 계승사업 본격화…윤선도 금쇄동 성곽 발굴 복원

입력 2019-03-12 09:00  

해남윤씨 종가 계승사업 본격화…윤선도 금쇄동 성곽 발굴 복원
종택 스테이·힐링시설 마련…녹우당 포럼 결성해 학회 지원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고산 윤선도 유적지인 전남 해남 금쇄동 성곽 발굴·복원작업이 시작된다.
종가 음식, 종택 스테이, 힐링시설 등 해남윤씨 종가 계승사업도 본격화한다.
12일 재단법인 녹우당 문화예술재단(대표 윤형식·86·어초은공파 18대 종손)에 따르면 재단이사회와 전문가 도움을 받아 마련한 유적지 발굴과 종가 계승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1차 사업으로 녹우당 포럼을 결성해 해남 윤씨가의 문학·예술 등을 재조명하고, 실학사상 관련 학회를 지원하는 한편 학술행사도 열 예정이다.
백련지 정비·금쇄동 성곽 발굴 복원사업과 함께 공재미술관 리모델링 사업도 한다.
2차 사업으로 지역 지자체와 함께 200년 전통의 해남 차 문화 계승발전, 종가 음식·종가예절·종택 스테이 등 종가 체험 행사를 운영한다.
한학 학교와 기숙사를 설립하고 미술관 건축, 전망대·둘레길·등산로·힐링시설 조성에도 나선다.
어초은 윤효정(1476∼1543), 고산 윤선도(1587∼1671), 공재 윤두서(1668∼1715) 가문인 해남윤씨 어초은공파는 지난해 5월 녹우당 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녹우당 재단을 통해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물과 소유 토지 등을 기본재산으로 종가문화를 보존·관리하고 계승·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종가를 통한 문화 전승은 전남에서는 처음이고 전국에서는 4번째다.
경북지역은 종가가 200여 곳이고 국학진흥원을 통해 2천억원 상당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전남 지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해 70여 곳 종가 중에서 10대 이상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종가는 40여 곳에 불과하다.
직업을 갖기 어려운 종손들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유적과 유물을 관리하고 계승발전 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재단은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해남윤씨 종중은 재단을 설립하고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녹우당 재단은 조만간 재단소유 85만㎡ 토지에 60MW의 태양광 발전사업도 신청한다.
연간 8억원으로 추정되는 이익금을 해남 윤씨가의 유무형 유물과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고 계승발전 시키는 재단사업자금으로 활용한다.
수백 년을 함께 해온 지역주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태양광 발전수익금 20%를 지역주민과도 나눌 계획이다.


종손 윤형식 옹은 "녹우당은 선비들의 변치 않는 절개와 기상을 의미한다"며 "선조들의 훌륭한 정신과 지조가 종가문화와 함께 현대에 재조명되고 재해석돼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남윤씨가 종택인 녹우당은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조선 중기 문신 고산 윤선도 선생이 살았던 집이다.
효종이 어린 시절 스승이었던 윤선도를 위해 지어준 집의 일부를 뜯어 해남으로 옮겨 지은 사랑채와 종가 전체를 말한다.
녹우당에는 국보 제240호인 공재 윤두서 자화상과 제481호 가전고화첩, 제482호 종가문적, 제483호인 고려시대 노비문서 등 3만여점에 달하는 유물과 유적 및 문헌을 보관하고 있다.
녹우당의 이러한 방대한 문헌과 고서적은 다산 정약용(다산은 공재 윤두서의 외증손) 선생이 강진 유배 당시 집필한 어유당전서의 자료가 되기도 했다.
chog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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