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천287%' 석유공사 구조조정…해외 '알짜' 자산 매각

입력 2019-03-11 13:00  

'부채 2천287%' 석유공사 구조조정…해외 '알짜' 자산 매각
美광구·英에너지회사 지분 팔아 올해 부채율 1천200%대 목표


(세종=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해외자원개발로 부채비율이 2천200%가 넘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한 한국석유공사가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우량자산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11일 석유공사가 발표한 비상경영계획안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 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이하 다나) 등에 대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지분 상당량을 올해 중 매각할 계획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해 민간참여를 유도하는 등 자본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0년 영국 다나 지분을 3조4천억원에 인수했으며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공사의 30% 지분 매각설이 나돌았다.
미국 이글포드의 경우 석유공사가 2011년 미국 석유회사 아나다코로부터 지분 24%를 1조7천400억원에 인수했으며 매장량은 약 5억배럴로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 중 가장 '알짜'로 알려져 있다.
석유공사가 해외 알짜배기 자산 지분까지 매각에 나선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따라 급격하게 자본감소가 이뤄지며 지난해 부채비율이 2천287%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8년 결산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천675억원 증가한 5천434억원에 달하고 부채원금도 6천742억원을 상환했지만 과거 대형사업의 부실화 후유증으로 막대한 영업외비용이 발생하면서 1조1천5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석유공사는 "자본감소와 부채비율 급증은 지난 2008∼2012년에 이뤄진 해외투자사업의 자산손상 등에 의한 것"이라며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2008년부터 자원개발사업과 연계해 추진해 온 이라크 쿠르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금 중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된 금액 6천352억원이 손실 처리됐다.
과거 해외 자원개발사업 시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만도 4천260억원에 달했다.
석유공사는 이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 외에도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을 통해 부채비율을 올해는 1천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인력감축도 수위를 높여 상위직원 10% 감축,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비용절감의 경우 예산을 긴축 편성하고, 예산집행 단계에서는 절감액을 전년 5%에서 30%로, 유보액을 15%에서 20%로 각각 상향했다.
석유공사 경영진은 올해 초 비서진을 대폭 축소하고 임원용 차량기사의 공동운영을 시작했으며 올 상반기 중 임원숙소를 매각한 뒤 규모를 축소해 임차할 계획이다.
양수영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석유공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도 가졌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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