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카자흐스탄 경찰은 중국 신장의 수용소 피해자들을 위해 인권 운동을 해온 활동가를 체포하고 그의 사무실을 봉쇄하는 한편 컴퓨터를 압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신장 지역에서 중국 측의 탄압 대상이 돼온 카자흐족 피해자들에 초점을 맞춘 인식 제고 운동을 주도해 온 세리크잔 빌라시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체포됐으며 수도인 아스타나로 이송됐다고 빌라시의 파트너가 AFP에 말했다.
빌라시는 10일(현지시간) 카자흐 경찰이 촬영한 한 비디오에서 모습을 나타내 그가 증오를 선동한 혐의들로 기소될 상황에 있다고 확인했다.
이런 혐의를 받게 된 근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체포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빌라시의 파트너인 레일라 아딜잔은 "그들이 내 남편을 일요일 이른 시각에 체포해 항공편으로 아스타나로 이송했다. 매우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딜잔은 경찰이 보석금을 현지 통화 3천500달러 이상으로 결정했고 빌라시의 인권단체 '아타 주르트'가 모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FP 기자는 한 무리의 카자흐 경찰이 일요일에 검은색 비닐백을 들고 '아타 주르트'가 사용해 온 사무실을 떠나는 걸 목격했다.
당시 경찰들은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사무실의 자원봉사자들은 비닐백 속에 컴퓨터와 카메라, 신장에 억류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하드드라이브들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의 한 자원봉사자는 "컴퓨터에는 피해자들의 많은 증언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은 이후 봉쇄됐다.
빌라시는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기자회견을 주재했고 신장에서 카자흐족과 여타 무슬림 단체들의 곤경한 상황을 알렸다.
중국은 신장 지역의 수용소들에서 100만명의 사람을 유치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이들 수용소가 교육과 직업 훈련을 통해 극단 과격주의와 싸우는 데 목표를 둔 직업훈련 센터라고 주장했다.
빌라시는 지난 9일 운동복 차림의 수상한 남자들이 '아타 주르트' 기자회견에 잠입했다가 쫓겨났다며 우리에 대한 중국 측 압력의 결과로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빌라시는 "우리는 물러서지 않겠으며 우리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가 풍부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중국의 수조 달러 규모 '일대일로' 전략에서 중요한 동맹이다.
유엔 전문가 그룹은 신장 지역의 수용소들에 100만명 이상 억류돼 있고 대부분 위구르와 카자흐, 키르기스, 후이 등 무슬림 소수 민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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