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여성 간호조무사 르바바쇠르, 내분과 견제로 출마 포기
구심점·조직 없어 태생적 한계 노출…설문조사서 지지율 3% '턱걸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대표 인물이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가 포기하는 등 노란 조끼의 정치세력화가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노란 조끼'의 대표 인물인 간호조무사 잉그리드 르바바쇠르(31)는 11일(현지시간) RTL 방송에 출연해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 국면에서 노르망디 지방의 평화적 시위를 이끌며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던 그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79명의 후보를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회견을 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내부 불화로 인해 자신이 창립한 시민발의연합(RIC)을 탈퇴하고 새로운 정파 창립을 모색해왔다.
르바바쇠르는 RTL과 인터뷰에서 유럽의회 불출마로 마음을 굳혔다면서 "'노란 조끼'로 묶인 사회 각계의 복잡한 요구들을 모두 수용하는 데 능력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르바바쇠르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한 '노란 조끼' 내부에서 지도부 간 불화 속에 다양한 견제를 받아왔다.
'노란 조끼'의 다른 대표 인물인 막심 니콜은 그의 유럽의회 출마 선언에 "팔려갔다"고 비난했고, 르바바쇠르는 앞서 한 케이블방송이 자신을 TV 진행자로 기용하려고 하자 인터넷에서 각종 성적 비하와 협박 발언에 직면하기도 했다.
르바바쇠르는 노란 조끼의 지도자 격으로 부상한 인물들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의 갑작스러운 인기에 취했다"면서 "나는 그들의 자존심 싸움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11월 시작해 지금까지도 이어지며 프랑스 정국을 뒤흔든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점차 규모와 세가 줄어드는 것과 비슷하게 '노란 조끼'의 정치세력화 역시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현재' 노란 조끼'를 대변한다면서 유럽의회 선거 후보 리스트를 내겠다고 공언한 정파는 RIC를 비롯해 MAC, '노란 연합', '노란 조끼 시민연대' 등 5개에 이르지만, 인지도와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해리스인터랙티브의 여론조사에서는 '노란 조끼가 하나로 통합돼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자를 낸다면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유권자들이 긍정한 비율이 3%에 그쳤다.
지난 1월 말 조사에서 '노란 조끼'가 후보를 낼 경우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3%에 달했었다.
'노란 조끼'의 정치세력화 동력이 이처럼 약해진 것은 특별한 구심점이나 조직이 없는 '노란 조끼'의 태생적 특성과 더불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월 사회적 대토론'이라는 승부수를 내걸고 국민의 의견을 직접 경청하겠다고 나선 것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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