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일손부족에 1인가구 이사비 400만원…저출산의 또다른 그늘

입력 2019-03-12 11:18  

日, 일손부족에 1인가구 이사비 400만원…저출산의 또다른 그늘
운전자 등 인력 부족에 인건비 상승…고령자·외국인 고용 '한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저출산·고령화의 심화로 일손 부족 현상이 극심한 일본에서 이삿짐을 나를 사람이 없어 이사비가 급등하고 있다.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 거주 20대 여성인 A씨는 최근 취업으로 인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하려다가 이사비 견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사 비용을 물어봤더니 예상 비용이 40만엔(약 409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이사할 곳은 도쿄에서 2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1인 가구라서 이사 비용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산이었다. A씨는 차라리 택배를 이용하는 게 저렴하다고 판단해 차량에 의한 이사를 포기했다.


이렇게 이사비가 폭등한 것은 이사가 몰리는 봄철이라는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라는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때문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사 비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트럭 운전자가 부족해지고, 이와 함께 이사 업계가 이사에 사용할 트럭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이사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사업체 '홈즈핸즈 마쓰모토' 담당자는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 작년 가을 정직원과 아르바이트에 대한 대우를 개선했다"며 "그 이전에는 하루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사히는 사원 처우를 향상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에 맞춰 대형 이사업체들은 아예 수주 건수 자체를 줄이고 있다며 "고객과 가격 협상을 할 때 고자세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오사카 이사업체 관계자의 말을 소개했다.
이사업계가 일손 부족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다른 업종과 달리 외국인이나 고령자를 고용하기 어려운 사정 때문이다.
다른 업종은 고령자의 재취업이나 외국인 고용으로 일손 부족을 해소하고 있지만, 이사업계는 업무에 '힘'이 필요한 특성 때문에 고령 인력을 사용하기 힘들고, 의뢰인의 지시를 이해할 일본어 능력이 필수적이라서 외국인에 의존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아사히는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짐만 실어주는 '용달' 서비스를 찾는 사람도 많지만, 용달 업계도 일손 부족으로 의뢰를 거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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