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회계연도 NASA 예산안에 반영된 '달에서 화성까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해온 달 복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중에는 시작될 전망이다.
12일 외신과 우주과학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짐 브라이든스틴 미국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전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가진 '2020회계연도' NASA 예산안 연설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간을 달에 복귀시키는 예산을 갖게 됐다"면서 달 복귀 계획을 구체화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대통령은 우주정책 명령 1호로 달에 복귀할 것을 지시했으며 우리는 이를 즉각 이행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안이나 늦어도 내년까지는 민간 우주선이 달로 과학장비를 실어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민간 우주선 활동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 이전에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과 시스템을 갖춘 착륙선과 로봇, 인간이 달 전체를 누비며 과학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민간우주선 활용 예산으로 약 3억6천300만달러(4천96억원)를 편성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2020회계연도 NASA 예산이 총 210억 달러(23조7천342억원)로 2019회계연도 대비 6% 가까이 증액 편성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행정부 요구 예산(199억 달러)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의회에서 증액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 실제 예산(215억 달러)과 비교할 때는 2.3% 줄어든 것이다.
NASA 예산은 올해도 행정부에서 편성하지 않은 예산을 의회에서 되살리는 과정에서 증액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특히 세부 예산안 중 달 궤도에 짓게 될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예산이 전액 편성됐다고 밝혔다.
달 탐사는 물론 화성 탐사의 전진 기지로 활용될 게이트웨이는 2022년에 동력 추진체를 결합하며 본격적으로 건설돼 2024년부터는 우주인이 상주하게 된다.
게이트웨이 건설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는 당초 차세대 다목적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의 성능을 강화해 실어나를 계획이었으나 SLS 개발이 지연되면서 민간 로켓을 일부 활용키로 했다.
화성 탐사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SLS와 장거리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은 내년 중에 첫 무인 시험비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2020회계연도 예산안에서는 SLS 예산이 17% 삭감되고 민간 로켓 활용 계획이 늘어나면서 심(深)우주 탐사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SLS 로켓 개발이 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LS 로켓은 당초 2017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했으나 현재는 일러야 2021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게이트웨이' 건설이 구체화하면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 때처럼 광범위한 국제적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우주국(CSA)이 이미 로봇 팔 제공을 비롯한 공식적인 참여를 선언했으며, 아직 공식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등의 참여를 기정사실로 한 게이트웨이 모형도도 공개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게이트웨이는 NASA가 달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면서 달 표면에서 발견된 물로 된 수억톤의 얼음은 숨 쉴 수 있는 공기와 마실 수 있는 물, 로켓 추진 연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화성탐사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마즈 2020' 발사와 화성에서 채취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과 관련한 예산도 전액 편성됐다면서 "달은 성능시험장이고 화성(탐사)이 궁극적 목표"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NASA 예산안에는 발사가 계속 지연돼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예산은 전액 반영했으나 원거리 행성 탐색과 암흑에너지를 연구할 차세대 광역 적외선 우주망원경 WFIRST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또 지구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연구 예산도 편성하지 않아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다시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