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하는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에 지도자로 참가
(아부다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성민(52) 코치는 최근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김 코치는 14일(현지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제15회 하계스페셜올림픽에 남자배구대표팀 코치로 참가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비장애인 지도자가 장애인 스포츠, 그것도 지적·발달 장애 선수들이 뛰는 스페셜올림픽에 지도자로 참가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번 대표팀 지도자 중 비장애인 국가대표 출신은 김성민 코치가 유일하다.
1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전시관(ADNEC)에서 만난 김 코치는 "사실 경기력을 제외하면 스페셜올림픽 배구와 비장애인배구는 크게 다른 것이 없다"라며 "엘리트 코스 출신이 장애 스포츠 지도자로 활동하는 걸 특별하게 여기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코치가 지적·발달 장애선수들을 가르친 건 2015년부터다.
선수 은퇴 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장애인 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다 주변의 권유와 제의를 받아 새로운 길에 투신했다.
김성민 코치는 이때의 결정이 자신의 삶을 180도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 시절엔 발견하지 못했던 삶의 가치와 기쁨을 찾았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내 모습에 깜짝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성민 코치는 오히려 자신이 많은 것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라며 "선수 시절엔 쉽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코치의 도전에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동료들은 두 손을 걷어붙였다.
김 코치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과 장윤희 해설위원이 가장 많이 응원해줬다"라며 "특히 이도희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위해 배구화 등 많은 용품을 지원해줬다"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말엔 "스페셜올림픽은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행복해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코치는 1990년대 실업 배구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주전 센터로 전성기를 이끌었다.
호남정유는 1990-1991시즌부터 1998-1999 시즌까지 92연승, 9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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