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조합장 후보자 297명 중 여성 단 1명…무투표 당선 13곳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군림하는 조합장이 아닌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투표소에 나왔습니다."
강원도 내 100곳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13일 도내 142곳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투표소를 찾은 선거인들은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조합장을 뽑고자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춘천의 한우 농가 원모(59)씨는 "직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붓고 수차례 폭행한 이른바 '갑질 조합장' 사건이 우리 조합에서 벌어져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조합장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들도 농가 소득 증대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하는 조합장을 기대하며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소양강댐 건설 이후 '육지 속 섬'으로 변한 춘천시 오지마을 조합원들은 이날 '산 넘고 물 건너'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춘천 북산면 대곡리, 대동리, 조교 1리와 2리, 물로 1리와 2리에 사는 신북농협조합원 40여명은 이날 배편과 차편을 이용해 투표소로 향했다.
이들이 배편을 이용하지 않고 투표에 참여하려면 육로로 홍천을 거쳐 춘천으로 먼 길을 돌아와야 하는 큰 불편이 있다.
춘천시 선관위는 이들을 위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북산면 대곡리에서 출발해 오항리 선착장까지 행정선을 4회 왕복 운행한다.
이어 오항리 선착장에서 북산면 투표소까지는 승합차로 연계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도내에서는 100곳의 조합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 297명이 후보 등록해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홍천 서석농협과 평창영월정선축협으로 각 8.0대 1을 기록했다.
후보자 297명 중 여성은 1명으로 유일하다.
무투표 당선 조합은 정선 예미농협, 정선농협, 고성 금강농협, 철원 동철원농협, 철원농협, 양양농협, 하조대농협, 홍천 강원인삼협동조합, 춘천·홍천·영월·양구·철원 산림조합 등 13곳이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투표가 마감되면 투표함을 개표소로 이동해 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선자는 이르면 오후 7시께부터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때 도내 투표율은 80.1%로, 전국 평균 80.2%보다 낮았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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