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하다" 여론 우세 Vs 지지자들 조용히 기도만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1996년에 발생한 아동 성 학대 혐의로 작년 말 유죄 평결을 받은 조지 펠 추기경에게 6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호주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 인터넷판은, 13일 빅토리아주 카운티 법원 피터 키드 판사가 5건의 아동 성 학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조지 펠 추기경에게 6년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이 판결에는 3년 8개월 가석방 금지조건이 포함되어 있어 펠 추기경은 최소한 4년 가까이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키드 판사는 "오랜 기간 추가 범죄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아동 성 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과 일반 억제 효과 등을 고려해서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법원 밖에 있던 시민들은 대체로 "미흡하다","한 방울의 정의일 뿐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동 학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불루놋 재단 대표 캐시 케즐맨은 "피해자의 고통은 종신형인데 펠 추기경은 아니다"라면서 "범죄의 심각성에 비교해 가벼운 처벌이다"고 반발했다.
아동 성 학대 피해자인 로버트 하우스 씨는 펠 추기경을 사탄으로 묘사한 그림을 들고 "오늘의 판결이 호주 어린이들에게 더는 아동 성 학대가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동보호 단체인 CLAN의 리오니 쉬디 대표는"펠 추기경의 지위와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법 앞에 평등하게 판결이 난 것으로 본다"면서 "수감 기간에도 다른 아동 성범죄자와 마찬가지로 다루어지기를 바란다" 요청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판결이 내려지기 전 멜버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동 성 학대는 한 개인에게 자행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범죄"라면서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그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펠 추기경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 가톨릭 교회 측은 올 6월에 있을 항소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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