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박용택(40)과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33)는 새로운 타순에서 2019년을 맞이한다.
박용택의 타순은 6번으로 고정됐다. 박병호는 장정석 키움 감독의 구상에 따라 '2번 타순' 안착 여부를 시범경기에서 타진한다.
LG에서만 17시즌을 뛴 박용택은 2년 후 쌍둥이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
통산 타율 0.309, 홈런 210개, 안타 2천384개, 타점 1천135개 등 LG에서 남긴 박용택의 타격 성적은 화려하다.
박병호는 LG에서 히어로즈로 옮긴 2011년부터 대타자로 기량을 꽃피웠다.
통산 홈런 253개 중 229개, 타점 716개 중 635개가 2011년 이래 작성됐다.
박병호가 키움 부동의 4번 타자로 활동했다면,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겸비한 박용택은 톱타자, 중심 타자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둘 다 올해 2번, 6번이라는 새로운 타순을 받아들었다.
두 선수의 타순 변동이 띠는 의미는 단순하다.
최상의 타순 조합을 찾겠다는 명분 이면에는 팀의 간판으로 뛰어온 두 선수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과 두 선수에게 기대던 의존도를 줄여가겠다는 의도가 자리한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작년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박병호의 2번 기용을 구상했고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결정했으며 시범경기에서 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2번 타자를 선호하는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도 장 감독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박병호는 전날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비거리 135m 홈런과 함께 100% 출루로 2번 타순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장 감독은 "3개 정도의 타순을 기본으로 삼아 여러 선수에게 적용해 볼 참"이라며 "박병호가 2번에 착근할 경우 득점력을 높이고자 9번 타순에 누구를 기용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병호는 최고의 톱타자, 최고의 2번 타자, 최고의 4번 타자 등 어느 타순에서도 최고의 선수"라며 새로운 실험이 낳을 효과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타순에 따라 타석에서 수행해야 하는 타자들의 임무가 달라진다. 박병호의 타순 이동은 다른 타자들의 멀티 타순 적응 가능성도 가늠할 중요한 기준점이다.
박용택은 이승엽이 은퇴 전 6번을 쳤듯 중심 타순의 끝에서 하위 타순의 연결 고리 노릇을 한다.
LG에서 중심을 쳐야 할 선수들은 이적생 김현수, 새 이방인 토미 조셉, LG가 육성한 채은성 등 새 얼굴로 채워졌다.
7번 타순은 새로 영입한 3루수 김민성이 차지했다.
베테랑 박용택은 이들 사이에서 찬스를 잇는 중요한 위치에 선다. 여전히 팀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은 크다.
박용택은 "투수들은 공이 커지는 등 달라진 공인구에 예민할 수 있지만, 타자인 나로서는 아직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변화한 환경에서도 제 몫을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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