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곽효원 이세연 황예림 인턴기자 = 가수 정준영이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을 카톡방에 올린 혐의가 드러나 파문이 이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피해자에게 쏠리는 관심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정준영을 둘러싼 불법 촬영ㆍ유포 의혹이 처음 보도된 후 '정준영 동영상'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네이버에서는 12일 오후 4시부터 '급상승 검색어' 1위 자리를 차지했고, 같은 날 구글에서는 정씨와 피해자로 언급되는 여자 연예인을 함께 검색한 단어가 '인기 검색어' 3위, 4위, 5위였다.
'성관계 동영상'과 '피해자'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 나타나자 SNS에서는 "도대체 언제까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출 거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jamie***'는 "'정준영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게 너무 끔찍하다"며 "다른 무엇보다 피해자가 보호받기 바란다"라고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pota***'는 "도대체 얼마나 검색을 해댔길래 '정준영 동영상'이 1위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하냐"면서 "검색한 당신들이 2차 가해자"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네티즌들 사이에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SNS에서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만든 경고장 사진이 퍼지고 있는데 이 이미지에는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사진·동영상 유포를 멈춰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경고장을 페이스북에 올린 이용자 'Lee**'는 "피해 여성으로 추측되는 연예인 사진 퍼나르느라 바쁜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무심코 받지 말고 이 경고장을 날립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zao***'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경고장 사진을 올린 트윗에서 "아내가 단체 채팅방에서 '정준영 동영상' 지라시를 돌리는 사람 때문에 채팅방을 나갔다고 한다. 아내에게 이 경고장을 (채팅방에) 보내라고 말했다"고 했다.
아이디 '@aha***'라는 트위터 이용자도 "우리는 누가 피해자인지 질문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폭력인지를 질문해야 합니다"라며 피해자의 얼굴이 궁금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가해자의 잘못이나 사건의 본질에 앞서 피해자를 부각하는 언론 보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피해자에 걸그룹 출신 가수 1명 포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피해자 신상을 왜 밝히냐"는 댓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네이버 이용자 'sben***'는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지 똑똑히 보세요. 피해자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연예인이다, 언제 데뷔했다' 이런 정보는 왜 올리세요?"라는 비판 댓글을 남겼다.
네이버 이용자 'myra***'도 "언론이 먼저 나서서 피해자에 대한 힌트를 주면 다들 누구냐 추측할 것을 뻔히 알지 않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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