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2구역, 신월곡1구역에 용적률 80% 넘기고 재개발 이익 공유
배분이익으로 저층주거지 정비…결합개발 추진 8년만에 재개발계획 고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성북구 '북정마을'이 용적률 일부를 개발 수익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서울시는 북정마을로 불리는 성북2구역과 인근 신월곡1구역 결합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성북2구역이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넘기면 신월곡1구역이 이를 활용해 얻은 개발 수익을 성북2구역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2개의 재개발 사업지가 용적률과 수익을 서로 주고받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북2구역은 한양도성과 구릉 지형에 저층 노후 주택이 모인 성곽마을로,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도 이곳에 있다. 서울에 몇 안 남은 달동네 중 하나지만 한양도성과 인접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시는 2011년부터 3㎞ 떨어진 신월곡1구역과 결합해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신월곡1구역은 성매매 집결지인 '미아리 텍사스'로 잘 알려진 곳이다.
애초 서울시는 성북2구역을 전면 철거해 한옥과 저층 테라스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2015년 도시계획위원회가 마을 원형 유지를 위해 정비 유형을 전면 철거형에서 수복형으로 바꾸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변경안은 작년 7월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공동정비지구 경계와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조정과정을 거쳐 이날 고시됐다. 재개발 추진 8년만이다.
변경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북2구역의 용적률을 90%로 제한하고, 결합 개발에 따른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적용해 신월곡1구역 용적률을 600%에서 680%로 올렸다.
늘어난 용적률 80% 중 48.5%로 인한 개발 이익은 성북2구역 저층 주거지 정비에 활용하게 했다. 이에 따라 성북2구역 주민은 신월곡1구역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정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성북2구역 내 공동정비지구는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단지 높이를 2∼4층으로 제한했고, 골목길 보전을 위한 건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골목 생활권 당 주민공동이용시설도 조성하게 했다.
서울시는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노후주거지를 정비하는 새로운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신월곡1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