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는 유조선의 운항을 방해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정권이 조금이라도 우리의 석유 운송을 저해하는 조처를 한다면 파괴적인 대응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스라엘)이 그런 의도를 갖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제적 안보 불안을 조장하고 노상강도나 다름없는 행태로 인식된다"며 "실제 유조선 운항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질 때 우리는 이를 분쇄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이란은 해상에서 석유를 밀수하는 수법으로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려 한다"며 "이런 시도가 더 빈번해지면 이스라엘 해군이 이란의 행태를 막기 위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1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제재했던 이란산 원유 수출이 재개됐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5월)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11월)하면서 이란산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수출이 다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올해 5월 초까지 한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해 제재 예외를 한시적으로 인정, 물량 감축을 조건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원유 업계에서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해상 환적,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조작 또는 미작동, 타 산유국 원유와 혼합 등의 방법으로 원유를 수출한다고 의심한다.
이란 해군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적대 국가의 유조선 공격과 해적을 방어한다면서 원유 수송로인 걸프 해역, 오만해, 예멘 앞바다까지 자국 해군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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