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이른바 코카서스 3국이라고 불리는 아르메니아·조지아(그루지야)·아제르바이잔이 최근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캅카스의 영어식 표현인 코카서스는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를 일컫는 지역으로, 가운데 캅카스산맥이 동서로 뻗어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고대 인류 문명을 꽃피운 신화와 전설의 땅이기도 하고, 군사적 요충지이자 실크로드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동서 냉전, 중동 분쟁, 인종 대결 등에 따라 한동안 우리에겐 너무나 먼 나라였다. 1991년 소련 해체로 코카서스 3국이 독립하고 국내 정정 불안이나 주변국과의 갈등이 진정되면서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여행객의 발길이 잦아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낸 국제정치학자이자 디아스포라 전문가인 이창주 국제코리아재단 상임이사는 코카서스 3국의 역사와 문화를 국제정치적 관점과 인문학적 시각으로 풀어낸 책 '코카서스 오디세이'를 펴냈다.
페르시아에서부터 이슬람제국·몽골제국·오스만제국을 거쳐 영국과 소련에 이르기까지 대제국의 오랜 각축 속에 동서양 문명의 충돌과 기독교·이슬람 간의 갈등까지 겹쳐 이 땅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 이곳의 주민들은 수시로 유랑의 길을 떠나야 했고, 온갖 민족이 흘러들어와 인종의 전시장이 됐다.
저자는 코카서스 민족의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놓았다. 이곳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주요 유적과 비경 등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는 아라랏 설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묶여 있었다는 해발 5천47m의 동굴, 2만 년 전 인류가 새겨놓은 고부스탄 암각화 등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국제코리아재단 출판국 간, 265쪽,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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