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극 아닌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유준상과 커플상 노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가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KBS 2TV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에서 "왜그래 풍상씨"를 가장 많이 외친 이풍상(유준상 분)의 아내 간분실.
극 중 이름처럼 간이 닳아 없어졌을 것 같을 정도로 눈물, 콧물 쏙 뺀 열연을 선보인 배우 신동미(41)를 14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상큼한 단발머리에 화사한 미소, 신동미는 끊이지 않는 마음고생에 늘 추레하기만 했던 분실을 떠올리면 10년은 젊어진 듯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드라마에서 정말 '생얼'(화장 안 한 얼굴)이었다"라며 "오늘 메이크업 받고 머리 만지러 갔더니 다들 놀라시더라"며 웃었다.
신동미는 작품이 이날 종영하는 데 대해 "이제 불씨가 붙은 느낌이었는데 아쉽다. 이제는 준상 오빠와 부부관계 같고, 치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시점이 됐는데 끝나버렸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통해 겪은 고난과 역경, 그리고 진을 모두 뺄 정도의 감정 소비에 대해서는 어려움도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제 입장에서 제일 밉상은 진상(오지호)도, 화상(이시영)도 아니었어요. 바로 풍상이었어요. 남편으로서는 최악이죠. 특히 정상(전혜빈)에게 소고기를 사줬다고 할 때, 진심으로 화가 났어요. (웃음 후 침묵) 사실 정말 복장 터지는 상황이 너무 많았잖아요. 매번 그 마음을 담아 '왜 그래 풍상씨!'를 외쳤고요. 실제로 사람들이 징글징글하게 밉고, 끝없는 감정의 깊이도 느꼈어요. 작품 전에 슬럼프가 왔고 두려움도 커서 덜덜 떨면서 촬영했는데, 이번 드라마로 산을 넘은 것 같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풍상을 위로하는 장면에서는 밉지만 살아오면서 느낀 이 사람에 대한 신뢰를 생각 안 할 수가 없더라"며 "문영남 작가님 대사가 또 주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그 힘을 받아서 힘들어하면서도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유준상에 대해서는 '최고의 호흡'이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오빠가 아니었으면 간분실을 연기할 수 없었다. 연말 시상식에서 다른 건 말고 베스트커플상은 노린다"면서 "선배님도 실제로 아프실 정도로 힘들게 연기하셨다"고 했다.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는 '막장극'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왜그래 풍상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번 주인공이 마주하는 극한 상황을 모두 '욕하면서' 지켜봤다.
그러나 신동미는 "막장극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다 갖다 넣어서 보는 분들이 힘들었을 뿐, 왜 막장극이라고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는 이어 최근 '왜그래 풍상씨'를 비롯해 '하나뿐인 내편' 등 가족극들이 다시 저력을 발휘하는 데 대해서도 "한동안 법정, 수사 등 장르극들이 유행했는데 요새 세상에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필요해서 흐름이 또 바뀌지 않았나 싶다"라고 분석했다.
간분실 말고, 실제 신동미는 어떤 가정을 꾸렸는지, 남편은 어떤 사람인지도 물었다.
"제 남편요? 아, 허규!(뮤지컬 배우, 2014년 결혼) 하하. 요새 풍상 씨를 완전히 제 남편으로 생각해서…. 실제로 제 남편은 풍상 씨 같지는 않죠. 하지만 남편들은 원래 복장 터지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웃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연극배우 출신으로 2001년 MBC 3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다수 영화와 드라마에서 안정된 연기 실력을 보여온 그는 '왜그래 풍상씨'로 재평가받았다. 그의 연기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것을 자신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많은 변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 이러다 생얼 전문 배우 되면 어쩌죠? 다음번엔 예쁜 역할도 좀 하고 싶습니다. 불러주세요. (웃음)"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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